"납북 증거 없애려 살해" 日가족 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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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명의 피랍 일본인 중 6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내 여론은 의외로 북한에 강경하게 기울고 있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부터 NHK를 비롯한 일본의 각 민방 TV는 비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약 1시간에 걸쳐 전국에 생중계했으며, 많은 시청자들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의견을 방송사로 보내왔다.

사망이 확인된 마스모토 루미코의 남동생 마스모토 데루아키(增元照明)는 "북한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며 "증거 인멸을 위해 북한이 살해한 것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이런 결과를 전해받고도 수교교섭에 합의한 것은 북한과 미리 짜놓고 하는 쇼"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에 강력 항의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북한 측의 고이즈미 총리 영접을 지켜본 일본인들은 "너무 무미건조해 일본을 깔보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실무회담으로 긴장감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북한을 방문했던 한 시민단체 회원은 "환영한다는 꽃다발 전달도 없어 의표를 찔린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은 "실무회담을 위해 환영행사 등 의전은 우리 쪽에서 사양했다"며 "간단한 영접은 북한이 우리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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