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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애니센터 공모 당선작 박건웅의 『꽃』 등 두 작품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국내 만화발전을 위해 신진작가의 작품제작 및 출판을 지원하는 '제작지원 공모제'가 두번째 결실을 냈다. 올해 출간된 작품은 박건웅(30)씨의 『꽃』(사진)과 김대중(28)씨의 『자지도시의 아름다운 추억』(이상 새만화책 刊)이다.

『꽃』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과 분단, 지루한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 대립에 이르기까지 어둡고 힘겨웠던 민족사의 한복판에 서있던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목판화로 찍어낸 듯한 독특한 그림체를 사용했다. 박씨는 "목판화의 깎아내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현재의 모습은 흑백으로, 과거의 회상장면은 컬러로 구성한 것도 색다른 울림을 준다. 총 1천쪽이 넘는 분량도 그렇거니와(모두 4권이며, 1권만 4백쪽) 이러한 대하 드라마를 대사가 거의 없는 그림만으로 구성해낸 것만 보더라도 작가의 뚝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자지도시의 아름다운 추억』은 남성 성기처럼 생긴 머리를 가진 생물체가 살아가는 사회가 배경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가 K의 고뇌를 세밀화풍으로 그려냈다. 똑같은 얼굴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다양성의 문제를 제기한 작가는 진정한 예술의 완성이란 어떤 것인지 묻고 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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