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공학 발전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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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간지놈지도 완성 이후 선진국들은 인류의 영원한 꿈인 무병장수를 실현하기 위한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선점(先占)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한달간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는 21세기 국가전략산업인 바이오산업의 육성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된다.

#미리 가본 엑스포장

바이오엑스포 개막 첫날 친구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중 1년생 아람이와 초롱이. 입구 주제광장에 서 있는 이중나선 구조의 DNA(디옥시리보핵산)를 본뜬 거대한 조형물(높이 18m)을 뒤로 하고 생명관에 들어서자마자 생명의 신비에 빠져들었다. 멀티슬라이드 15대가 대형 스크린에 펼치는 생명탄생의 과정에 정신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초롱이와 아람이가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세포 속. 생명 속의 소우주, 세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전시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세포 분열과정을 영상으로 보거나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아람아, 세포도 자살한대. 그래야 새 세포가 만들어지면서 생명이 유지된다는 거야."

"그렇구나, 그런데 DNA가 대체 뭐야?"

기다렸다는 듯 옆에 있던 도우미 언니가 동작모형을 통해 세포 속 DNA 구조·기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

이어 이들은 의약관을 찾았다. 얼마 전 할아버지를 여읜 아람이는 1백년 전만 해도 평균 수명이 47세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니, 17세기에는 담배가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네." 초롱이와 아람이는 서울대박물관에서 갖다놓은 각종 진료기구들을 구경하고 마취술·X선 발명 등 의약 발달사, '맞춤의학' 등도 재미있게 제작된 설명자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초롱이는 의학과 신약 소개 코너에서 가수 대신 학자나 의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람이는 연도만 입력하면 미래의 변한 얼굴을 보여주는 코너에서 자신의 50대 중년 모습을 출력하고는 배를 잡고 웃었다.

아람이와 초롱이는 이어 미래관을 들렀다. 바이오산업 발달로 이룩할 수 있는 미래상이 ▶소재▶식량▶환경·에너지 등 3개 분야별로 소개돼 있다. 소재미래관에서는 노화방지 화장품, 거미의 독으로 만든 세제,전자혀, 전자코 등이 눈길을 끌었다.식량미래관은 3대 식량인 쌀·밀·옥수수의 증산 역사를 보여준다. 또 조직배양을 실험하는 큰 기구 안에서는 산삼 뿌리의 세포분열 과정을 볼 수 있다. 아람이는 환경·에너지관에서 오염원에다 가채(可採)연한이 수십년밖에 남지 않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 바이오에너지 개발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콩기름으로 만든 디젤유로 가는 자동차도 볼거리였다.

글·사진=안남영 기자

#바이오(bio)란

생물학(biology)의 접두어다. 일반적으로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고 활성화해 질병을 퇴치하거나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관련 산업 또는 기술(biotechnology·BT)까지도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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