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社들 한국소비자에 구애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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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지난 8월 중순 서울 강남 압구정동 주변 로데오거리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묘기 대행진'이 1주일간 펼쳐졌다.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레포츠 용품인 라이노를 타고 현란하게 회전과 점프 묘기를 선보였다. 영국계 생활용품·식품 메이커인 유니레버코리아가 올해 초부터 후원을 하고 있는 '라이노 동호회' 멤버들이다.

유니레버코리아는 새로 내놓은 음료인 '립톤 아이스티 캔'홍보 행사장에 이들을 초청한 것이다. 라이노는 롤러브레이드나 스케이트보드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1.7~2.2마력의 엔진을 장착해 더욱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레포츠 용품. 이 회사 김수연 홍보실장은 "활동적인 라이노 동호인과 제품의 컨셉트가 비슷해 이들을 불러 마케팅 이벤트를 열었다"며 "동호 회원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구경거리를 제공해 효과 만점"이라고 말했다. 주한 외국기업들이 이처럼 각종 동호회를 후원하는가 하면 동호회 멤버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주로 자기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모임이 주요 후원 대상이다.

◇애호가들을 지원한다=GM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이 회사의 자동차 모델인 사브 자동차 동호회 모임인 '클럽 사브'의 스폰서를 맡고 있다. 클럽 사브는 사브 승용차를 가진 오너 드라이버들의 모임이다. GM코리아는 두 달에 한번 여는 정기 모임에 참석해 회원들의 궁금증도 풀어주고 사브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과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투어 행사에 기술과 자금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4륜구동 모델인 지프 랭글러를 산 사람들의 모임인 '4×4 클럽'의 행사가 열릴 때마다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용평에서 열린 국내 최대 오프로드 축제(용평 오프로드 가족 축제)의 공식 후원을 맡는 등 '4×4 클럽'외에도 국내 오프로드 관련 동호회 육성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

위스키 잭 다니엘 수입·판매업체인 브라운 포맨 코리아도 최근 잭 다니엘의 위스키를 좋아하는 1백여명을 초대해 클럽 댄스와 재즈 밴드의 공연을 보여주는 '잭 다니엘 파티'를 열었다. 잭 다니엘 브랜드 매니저인 김영란 과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고객들이 잭 다니엘을 찾도록 하기 위해 파티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동호회를 활용한다=한국네슬레는 육아커뮤니티인 '네슬레 베이비 클럽(www.nestle-nutrition.co.kr)회원들에게 매달 뉴스레터 형식으로 육아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P&G도 감자 스낵인 '프링글스'홈페이지(www.pringles.co.kr)내에 동호회의 일종인 '프링글스 클럽'을 운영하면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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