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收 500만원에 지출이 450만원>생활비가 샌다… 60% 줄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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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김대환(미래에셋증권 삼성동 지점장)=朴씨는 대출이 없고 분당(서현동 기준)의 37평 아파트를 살 돈을 갖고 있다. 안정적이고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막연한 주택마련 계획과 과도한 소비지출이란 위험요소가 엿보인다.

국민연금을 고려하더라도 은퇴시점인 60세에서 80세(예상 수명)까지 필요한 총 노후생활비는 은퇴시점(60세)에서 일시금으로 계산하면 30억1천만원이다. 지금 돈으로 계산하면 8억6백만원이다.현재 자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저축을 더 해야 朴씨 부부가 기대하는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퇴할 때까지 이 정도 돈을 마련하려면 현재의 연간 저축액 1천2백만원의 두배가 넘는 2천5백만원을 지속적으로 모아야 한다.

26평 아파트를 팔고 37평 아파트에 전세로 옮긴 것은 친정아버지를 모시고,판교 신도시의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전세 아파트의 규모가 다소 큰 듯하다.또 판교지역의 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해지거나 시기가 늦어질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 없다.평수가 작은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면서 여러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현재 MMF와 주식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은 기존 아파트를 판 돈 가운데 전세금을 뺀 금액으로 보인다.지금의 자산(3억8천5백만원)은 분당지역 37평 아파트를 구입할 만한 정도다. 따라서 집값을 빼면 여유자금이 사실상 없는 셈이고 장래를 대비한 저축도 전무한 상태다.

당장 교육비·적금불입액·보험료를 제외한 순수생활비(현재 3백만원)를 1백만원 정도까지 줄여 월 2백만원 정도의 자금을 더 적립할 것을 권한다.순수한 생활비가 한달에 2백60만~3백만원이라면 분명히 낭비요소가 있다. 교육비를 생각하면 아들이 20세가 될 때까지 15년 동안 월 25만원씩 적립하는 것이 좋겠다.복리로 세후 투자수익률을 연 7%로 잡으면 15년 후 수령금액은 7천9백만원.현재가치로 3천8백만원쯤 된다.자녀 한 명을 더 낳는다면 같은 금액을 더 적립해야 한다.여기에 맞는 금융상품으로는 증권사의 채권혼합형펀드(주식 30%,채권 70% 운용)를 추천한다.

노후대비로는 1백만원 정도를 적립하는 것이 좋다.채권혼합형펀드와 은행의 연금신탁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을 권한다.은행의 연금신탁도 세후 수익률을 연 7% 이상 유지하려면 주식을 일부 편입시킨 상품이 유리하다.은행의 연금신탁은 연말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특히 MMF에 있는 8천2백만원은 조만간 쓸 계획이 없다면 운용 효율이 떨어져 보인다.3~5년 후 청약을 통해 아파트에 입주하고 구입자금의 30%를 대출로 충당한다고 계획하면 지금이라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2천만원 정도의 비상자금(4~5개월 생활비)을 MMF로 운용하고 나머지는 투자자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단기자금으로 운용할 때는 증권사의 1개월 CP(연 7~8%),RP(3개월 연 5.5% 내외)나 은행의 특정금전신탁(3개월 연 5%) 등을 이용할 경우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장기운용과 확정금리를 원하면 증권사의 세금우대 국공채를,추가수익을 원하면 주식이 편입된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

주식투자 경험이 많더라도 직접투자의 비중을 줄이고 간접투자 상품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펀드의 경우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 많으므로 직접투자의 장점을 어느 정도 가미할 수 있다.

간접투자 상품을 활용할 때에도 2~4회에 걸친 분할 매수와 환매를 권한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 않는 게 낫다.

◇박윤옥(외환은행 PB팀장)=당장 섣부르게 다시 집을 사기보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근로자 우대저축은 3년 만기를 5년으로 연장해 비과세 혜택을 최대로 보는 것이 유리하다.3년만 지나면 언제든지 손해없이 해지할 수 있는 데다 앞으로 이런 비과세상품의 가입이 어려울 것이므로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좋겠다.

◇전기보(교보생명 플러스팀장)=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위험보장은 적당하나 질병에 대한 추가보장과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설계가 시급하다.또 함께 모시는 친정 아버지가 사고나 노환으로 장기 입원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상품과 자녀를 위한 어린이 보장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허귀식 기자

◇김은미(국민은행 재테크팀장)=자산구성상 이미 부동산 비중이 높아 무리한 부동산투자는 자제할 것을 권한다.위치가 상관없다면 꼭 비싼 아파트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분당으로 이사를 하면서 남는 돈으로 청약예금에 가입해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을 생각해 볼 만하다.

최근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세대주가 아닌 경우 1순위 청약자격이 없다. 오는 10월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남편과 본인 명의로 청약예금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李씨 가정의 소득은 2001연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2백62만원)의 2.5배에 이르지만 저축률은 평균치(28~30%)에 그친다. 보통 주택구입을 위해 받은 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에 소득의 30%까지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부담이 없는 李씨의 경우 저축할 여력이 더 크다.

李씨가 가입한 근로자우대저축은 중복 가입할 수 있으므로 李씨 명의로 소액통장을 하나 더 만들어 현재 넣고 있는 적금의 만기가 된 뒤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남편은 소득 공제와 노후자금 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연금신탁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전기보(교보생명 플러스팀장)=현재 가입한 보험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월 수입에 비해 보험료의 비중이 낮아 보장금액도 적어 보인다.

여러 위험보장을 하고 있으나 은퇴 후의 준비가 월 6만8천원에 불과하다.원하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기간과 금액을 화폐의 시간가치를 고려해 예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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