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살리고 태도 당당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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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에서 열린 '면접 이미지 전략' 강의실. 면접 요령을 익히기 위해 참석한 30여명의 수강생들이 강사인 정연아(44)소장의 표정을 따라 열심히 안면 근육을 움직이고 있다.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으세요. 위스키~ 위스키~."

鄭소장의 지시에 따라 수강생들은 열심히 안면 근육을 움직이며 미소를 지었다. 어색하던 표정이 연습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러워졌다. 수강생 문정희(21·이화여대 비서학과)씨는 "평소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입사 면접 때는 짧은 시간에 나를 조리정연하게 알려야 하기 때문에 떨릴 것 같다"고 말했다.

입사 시험에서 채용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면접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 적절한 면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면접은 당락의 고비=기업들의 수시 채용이 늘면서 취업 당락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 삼성·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우수인재 선발을 위해 올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면접 비중을 높이고 있다.

삼성은 적성평가 위주였던 기존 면접 제도를 개선, 창의성·도전정신·문제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했다. 면접시간도 60분에서 1백60분으로 대폭 늘렸다. 인성평가·개인능력평가·조직 적응력평가의 3단계로 세분화하고, 면접 형태도 집단면접에서 개별면접 형태로 바꿨다. 면접위원도 인사부서에서 현업부서까지, 임원부터 부장·과장까지 폭넓고 다양하게 구성했다.

LG전자는 '우수 인재 신채용시스템'을 구축, ▶면접위원 풀(POOL)제 ▶우수인재 선발 툴(TOOL)▶면접 프로세스 등을 면접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접에 앞서 먼저 가상의 직무상황을 사지선다형 문제로 제시한 뒤 해결능력을 검증하고, 10여가지 핵심 평가 요소에 대해 대화를 통해 면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기업체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대졸 사원 채용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복수응답)를 벌였다. 그 결과 '면접점수'라는 답이 71%로 가장 많았다. 전공분야(50%)·적성검사(16%)·학교성적(16%)·출신학교(14%)·필기성적(9%)은 다음 순이었다.

◇면접도 전략이다=면접장에선 처음 1~2초가 중요하다.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좋은 첫 인상을 면접관에게 심어줘야 한다. 대답은 자신있는 목소리로 다소 크게 해야 한다. 그리고 당황스런 질문이라도 말을 더듬지 말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답이 다소 모자라더라도 면접관으로부터 신중한 사람이라는 평가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취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인위적이지만 훈련을 통해 '면접전문가'가 되는 것도 필요하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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