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교통전쟁 상동신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도로가 너무 밀려 이젠 지쳤습니다.이런 저런 핑계로 고가도로와 지하차도 공사가 자꾸 미뤄지니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2개월 전 경기도 부천 상동신도시에 입주한 중앙일보 독자 장명진(張明鎭·40)씨는 출퇴근길이 짜증스럽다 못해 화가 치민다. 통행로인 부천 중동신도시 계남대로~인천시 부평구 부개지구를 잇는 지방도로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약속한 도로공사는 마냥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IC와 중동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중동대로·계남대로 등과 연결돼 있는 이 도로에는 하루 평균 4만여대의 차량이 다니고 있다. 이 때문에 출퇴근 때는 불과 1㎞ 구간을 통과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린다.

한국토지공사 인천지사는 이러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이곳에 왕복 4차로의 고가(5백37m)와 지하차도(6백12m)를 만드는 공사에 나서 지난 7월 말 개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개통은 한없이 늦어지고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만성적인 교통난=6일 오전 8시 張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고가 및 지하차도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 고가차도 아래 계남대로와 중동대로 양방향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아침부터 지친 표정으로 지루한 신호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부개지구를 출발,부천시청 앞까지 1.5㎞를 통과하는데 40분 정도 소요됐다.운전자 이희복(李熙福·36·인천시 부평구 부평2동)씨는 "언제쯤 교통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 IC 부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순환도로에서 부천시로 빠져나오는 차량들이 빽빽이 들어서 진·출입 구간은 주차장과 다름없다.

게다가 도로는 오랜 공사로 곳곳이 파손돼 있고 공사 시설물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사고위험마저 안고 있다.

◇거듭된 도로개통 지연=지난 7월 이전까지만 해도 건설 중인 고가차도 위엔 '7월 고가차도 개통'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주민들은 조금만 불편을 참으면 지옥같은 교통체증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으나 물거품이 돼 버렸다.

시공사인 한국토지공사 측이 잦은 비로 공사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고가와 지하차도 개통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개통을 8월로 연기한 뒤 또다시 9월 중순으로 잇따라 늦췄으나 고가차도는 아직 하부도로 공사 중이고 지하차도는 공정률 90% 정도를 보이고 있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올해 비가 자주 내려 공사가 늦어졌다"며 "고가차도는 거의 공사를 마친 상태며 지하차도는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수년째 이어진 교통체증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특히 상동신도시 주민들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정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토지공사 측에 조속한 공사완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장명진 독자·엄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