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상류 북한댐 기습 방류 연천·파주 물난리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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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북한의 '4월5일댐'이 지난 1일 밤부터 갑자기 다량의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하류인 경기도 연천·파주 일대 주민들이 때아닌 물난리를 겪었다.

2일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 수위는 1일 오후 11시 1.05m에 불과했으나 3시간 뒤인 2일 오전 2시 2.61m로 급상승했으며 오전 4시에는 최고 2.73m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어민들이 임진강 일대에 설치한 그물·통발·어망 등 어구 6천여만원어치가 세찬 물살에 떠내려갔다.

또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선곡리·삼거리 일대 강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던 행락객 1백여명이 2일 새벽 긴급 대피 사이렌을 듣고 텐트를 내버려둔 채 간신히 몸만 빠져나와 인근 야산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장석진(張錫鎭·39·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파주·연천 어촌계장은 "파주·연천지역에는 지난달 31일 18㎜,1일 22㎜ 등 이틀에 걸쳐 40㎜의 적은 비가 내렸는데 이처럼 물난리가 난 것은 북한댐이 갑자기 방류했기 때문"이라며 "수위가 급상승하는데도 임진강 수위관측소에서는 아무런 경고 방송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4월5일댐의 갑작스런 방류로 주민들이 물난리를 겪자 지난 7월 임진강 연천군 중면 횡산리 남방한계선 부근에 수위관측소를 설치한 뒤 북한댐의 무단 방류에 대비한 경보체계를 갖췄다고 장담해 왔다.

이에 따라 연천·파주 일대 어민들은 2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물난리 경보 미비 책임규명▶재발방지 대책 마련▶어민피해 전액보상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파주·연천=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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