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쓰나미 고아 보호에도 국제사회 나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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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전쟁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기면서 고아들을 양산하고 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이번 참사로 5만명 이상의 고아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국제사회가 이들을 보호하는 일에 열의를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영국 BBC방송은 현재까지 집계된 쓰나미 피해자 15만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16세 미만이고, 1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다치거나 가족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5일 보도했다.

'쓰나미 세대'로 불릴 아동 피해자들 중에는 이미 성폭행당한 사례가 있으며, 질병이 번질 경우 또다시 수난을 당할 우려가 높다고 유니세프 측은 경고했다. 아동구호단체들은 특히 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범죄조직이 어린이들을 매춘이나 강제노동.불법입양.무장세력의 소년병 용도로 끌고 갈 수 있다며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이번 피해지역은 평소 어린이들이 착취와 학대를 당할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입양하거나 피해지역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행위를 금지했다고 일간지 자카르타 포스트가 5일 전했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휴대전화에는 벌써 고아 입양을 홍보하는 메시지가 뜨고 있으며, 치안당국은 이런 움직임의 배후에 범죄조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태국 정부도 병원들과 협조해 아동매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 역시 입양에 관한 법규를 더욱 엄격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는 쓰나미 고아들의 해외입양 문제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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