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고참님들 막아서 미안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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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상무가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실업팀이 두산주류뿐이던 1990년대 후반, 상무는 96년부터 99년까지 핸드볼큰잔치를 4연패했다.

하지만 그 뒤론 2001, 2003년 3위에 오른 게 전부다. 99년 충청하나은행, 2001년 HC코로사가 창단하면서다.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도 상무엔 '쥐약'이었다. 98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재우(HC코로사).윤경민(전 하나은행)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이병호.최승욱(이상 두산).정서윤(전 두산) 등 A급 선수들이 줄줄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상무는 '선수 수급'에 허덕였다.

7일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잭필드배 핸드볼큰잔치 2차 대회 남자 A조 2차전. 상무는 한국체대에 25-27로 패했다. 한국체대는 이로써 2승을 기록해 조 1, 2위가 진출하는 4강에 다가섰다. 1차전 원광대에 이어 대학팀에 2패를 당한 상무는 4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무를 꺾은 한체대의 공수 핵심 3명은 모두 20일 상무 입대를 앞둔 신병 후보들. 센터백 김민구(4골), 라이트윙 조현철(2골)은 상무 고참들을 상대로 골을 작렬시켰다. 역시 입대가 예정된 골키퍼 박찬영은 48%의 신들린 방어율로 상무의 공격을 막았다. 특히 26-25로 쫓기던 후반 28분과 29분 상무 주포 신홍철(5골)의 슛을 연달아 막아냈다.

하나은행(1승1패)은 원광대(1승1패)를 24-22로 제쳐 4강 불씨를 살렸다.

여자부 B조에선 허영숙(10골)이 맹활약한 부산시설관리공단(2승)이 창원경륜공단(1승1패)을 24-20으로 꺾었다. 대구시청(1승1패)은 상명대(2패)를 26-13으로 눌렀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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