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제 컨슈머 리포트-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 <상> 큰 싸움난 스마트폰, 최신 제품 5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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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PC’ 스마트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라 여름 휴가철 불볕 더위가 무색하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휴대전화 업체들이 지구촌 정보기술(IT) 제품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인 한국 시장에서 갈수록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국내 출시 후 바람을 일으킨 애플 아이폰3GS를 겨냥해 삼성전자가 지난달 하순 갤럭시S로 맞바람을 일으켰다. 이어 미국의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내놓은 넥서스원이 이달 중순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LG전자 옵티머스Z와 팬택 베가도 이달 안에 시판된다.

때마침 절대강자를 자임해 온 아이폰4가 수신불량 논란으로 주춤한 기색이라 경쟁업체들은 이 틈에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의 패권을 쥐겠다고 들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스마트폰 국내 가입자가 지난달 20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대전의 승자는 과연 어디일까. 본지는 최근 국내 출시된 갤럭시S·넥서스원과 이달 안에 출시될 옵티머스Z·베가, 또 8월 이후 들어올 아이폰4 등 주요 스마트폰 5종을 입수해 일주일간 비교 체험해 봤다. 모두 해당 제조회사나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들이 사운과 자존심을 건 모델들이다. 갤럭시S·넥서스원·옵티머스Z·베가는 모두 ‘아이폰 타도’를 외치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삼았다. 자연스레 아이폰4가 주요 비교 대상이 됐다.


스마트폰의 제조 및 통신서비스 회사들의 제품 평가를 상당 부분 참고해 ▶디스플레이와 메인 화면 ▶그립감(손에 쥐었을 때 느낌) ▶터치감(손가락 끝의 접촉 느낌과 반응속도) ▶카메라 ▶검색 기능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 여섯 가지 면에서 품질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갤럭시S가 여러 항목에서 아이폰4와 우위를 다퉜고, 다른 기기들도 각자의 장점과 색깔을 드러냈다. 디자인은 사용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부분이라, 통화품질은 베가·옵티머스Z·아이폰4가 국내 공식 개통되지 않아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별취재팀=이원호·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이경재 인턴기자

◆도움말 주신 분=김형욱 KT 단말전략담당 상무, 박창진 팬택 사업부문장(전무), 조정섭 SK텔레콤 MD(모바일 디바이스) 본부장(가나다순)



부드러운 터치감 아이폰4 … 한국형 앱에 강한 갤럭시S
중앙경제 컨슈머 리포트 - 스마트폰 최신 5종 써봤습니다

# 그립(grip)감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몸의 ‘분신’처럼 됐다. 그 때문에 장갑처럼 손에 잘 맞아야 한다. 이 점에선 팬택 베가가 인상적이다. 한국인의 평균 엄지손가락 길이(6㎝)를 고려했다고 한다. 기기 뒷면이 곡선 처리돼 손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있다. 구글 넥서스원 역시 뒷면이 둥글고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아 부드럽게 손안에 들어왔다. 하지만 베가와 넥서스원을 양손으로 함께 들어보면 넥서스원이 좀 무겁다. LG전자의 옵티머스Z는 각진 모양에도 불구하고 뒷면 모서리가 약간 곡선처럼 처리돼 있어 비교적 편하게 쥘 수 있다. 길쭉한 막대형이라 손에 계속 들고 다니기엔 약간 부담스러웠다. 삼성전자 갤럭시S의 대형 화면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립감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손이 작은 여성 사용자의 경우 한 손으로 잡을 때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애플 아이폰4는 금속성 감촉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문제가 없지만 각이 진 데다 기기의 옆면 위에 튀어나온 2개의 버튼이 다소 신경 쓰였다.

# 터치(touch)감

아이폰4가 으뜸이다. 디스플레이에 손가락을 살짝 갖다 대도 반응하고, 손가락을 움직일 때의 접촉감이 부드러웠다. 갤럭시S도 아이폰4 못지않았다. 화면을 넘기는 반응 속도가 아이폰4와 별 차이 없었다. 옵티머스Z의 반응속도는 아이폰4나 갤럭시S에 비해 느리지만 꽤 빨라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넥서스원은 손가락 끝에 전해지는 느낌이 썩 부드럽다고 하긴 어렵다. 유리판 위에서 손끝이 차갑게 미끌어지는 듯하지만 반응속도가 빨라 이 느낌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베가의 반응 속도는 다른 스마트폰보다 꽤 늦어 보였다.

# 카메라

카메라 기능은 기기별로 그 특색이 다양했다. 아이폰4는 다른 기기보다 화소가 더 높지는 않지만 화면이 밝고 색감이 좋아 사진이 잘 나온다. 갤럭시S는 스포츠·역광·불꽃놀이·파티장 모드 등 다양한 촬영 모드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카툰 모드는 인터넷 만화인 웹툰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층에게 꽤 어필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기기들이 지원하는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넥서스원은 위성항법장치(GPS)와 카메라 기능을 연결했다. 사진을 찍은 뒤 GPS 기능을 활용해 사진 찍은 곳의 위치를 함께 저장할 수 있다. 베가의 카메라는 촬영 후 편집이 쉽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다양한 이미지의 사진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편집한 사진을 다양한 e-메일에 첨부하기도 쉬웠다. 옵티머스Z의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처럼 메뉴 다이얼버튼을 이용해 설정이 편리하다. 다이얼을 돌려 해상도나 타이머 등을 설정한다.

# 검색기능

구글 안드로이드OS의 최신 버전인 ‘프로요’를 유일하게 갖춰서인지 넥서스원의 검색속도는 인상적이었다. iOS4.0을 탑재한 아이폰4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속도를 보여줬다. 넥서스원은 화면 아래에 흰 공 모양의 트랙볼이 있어 검색하기도 쉽다. 갤럭시S·베가·옵티머스Z는 안드로이드2.1 버전을 탑재해 속도에서는 넥서스원과 아이폰4보다 다소 느렸다. “조만간 OS 업그레이드를 하면 이런 차이는 없어진다”는 것이 해당 업체들의 이야기다. 갤럭시S는 대형 화면에 웹페이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베가는 인터넷에서 멀티터치(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화면을 축소하거나 확대)를 실행할 때 다른 기기보다 작동이 불안전한 듯했지만, 단어를 입력하면 여러 검색 사이트를 동시에 검색해 주는 ‘스마트 서치’ 기능이 돋보였다. 전면 왼쪽 하단에는 원터치 검색버튼이 있어 편리했다. 음성검색 역시 넥서스원이 수월했다. 음성인식 정확도가 가장 뛰어났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에코 캔슬레이션 마이크(Echo Cancelation Microphone)’를 탑재했다고 한다. 다른 스마트폰들로는 단어 위주의 음성검색을 할 수 있는 데 비해 넥서스원에서는 문장 검색도 가능했다. 아이폰4는 음성검색 앱을 실행한 후 검색이 가능했다. 넥서스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 애플리케이션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이 매우 다양한 데 비해 경쟁 스마트폰들은 구색은 밀리지만 “꼭 필요한 앱은 제공한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갤럭시S는 한국형 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1000여 가지의 앱을 갖췄다. 특히 알람시간을 맞춰놓으면 알람이 울리면서 날씨·주식·일정·뉴스가 화면에 뜨는 ‘데일리 브리핑’ 기능이 이색적이었다. 베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앱이 발달했다. 네이트온·미투데이·트위터·페이스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SNS 관리 앱도 따로 있다. 블로그 일기, 스마트 노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옵티머스Z에는 다른 스마트폰에서 보지 못한 이색 앱이 많다. 카메라로 앞을 보면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로드 타이핑’이 대표적이다. 걸으면서 문자를 입력해도 발 앞의 거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넘어지거나 장애물에 부딪칠 위험이 작았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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