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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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호 02면

스마트폰이 늘면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란 말이 유행어가 됐습니다. 우리 눈으로 보는 실제 환경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3D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합성,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가상현실이죠.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특정 거리를 비추면 그 일대 맛집 정보가 제공된다거나,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근처에 얼마나 있나 하는 정보가 뜨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EDITOR’S LETTER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0에 갔다가 재미난 증강현실을 봤습니다. 국내 레이그리프란 회사가 선보인 것인데 TV에 자동차 그림 카드를 비추면 그 자동차 그림을 카메라가 인식, TV 속 화면에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진짜 차 같은 영상이 ‘뿅’ 하고 나타나더군요(사진).

이 회사 박영민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동화책을 만들 경우 아이들이 단순한 평면 그림이 아니라 현실과 같은 가상의 3차원 세상을 통해 더욱 동화책의 내용을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였죠.

이 회사가 함께 내놓은 것으로 ‘날토’라는 인터랙티브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브라운관 속에는 좀 삐딱한 표정의 토끼가 허공에 둥둥 떠 있는데(그래서 나는 토끼, ‘날토’랍니다) 관객이 무엇을 물어보던지 척척 대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심지어 아무도 말을 걸지 않으면 “거기 지나가는 아저씨, 얘기 좀 해요”라고까지 하더군요. 최신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것인데 웬만한 질문에는 막힘이 없으니, 정말이지 영상비서·로봇비서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술은 우리가 개발한 것은 아니고 외국에 원천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겠죠. 블루 오션은 그런 곳에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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