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우면산 터널 내년 10월 개통땐 반포로 교통대란 불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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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 서초구 우면산 터널이 개통되면 반포로의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남호(趙南浩)서초구청장은 우면산 터널이 개통되면 예술의전당에서 반포대교를 거쳐 회현동까지 이어지는 반포로에 하루 평균 5만1천여대가 몰려 교통대란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므로 대책을 마련해주도록 지난 22일 이명박(李明博)시장에게 건의했다.

우면산 터널은 서초동 예술의전당 지하를 시작으로 우면동 선암교차로 앞으로 이어지는 총길이 2.96㎞의 왕복 4차로로 서울외곽순환도로·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된다. 1999년 7월에 착공, 현재 공정률 60%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 10월 개통될 예정이다.

◇늘어나는 교통량=건설교통부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계획'에서 우면산 터널을 이용할 차량은 하루 평균 5만1천7백56대로 예상하고 있다.

구간별로 보면 서초3동 네거리→ 예술의전당의 한시간 평균 승용차 교통량이 개통 전 1천5백50대에서 개통 후 5천2백55대, 예술의전당→ 서초3동 네거리는 1천8백44대에서 5천7백37대로 세배 이상 통행량이 늘어난다.

교대입구 삼거리→ 서초역 네거리 구간도 1천7백31대에서 5천1백37대로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교통량 증가로 강남성모병원까지 반포로 남단 전구간 왕복차선 이용차량은 시간당 6천78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울시 건설안전본부는 우면산 터널을 무료 운영할 경우 하루 이용차량이 7만1천여대, 통행료가 6백원일 경우 6만5천여대,2천원일 경우 5만3천여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통행료가 2천5백원일 경우에도 5만여대가 통행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급효과=잠수교가 침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강남지역의 간선도로 가운데 차량 속도가 원활한 편인 반포로의 심각한 정체가 불가피하다.

예술의전당에서 서초역 네거리까지 1.36㎞ 구간은 현재 평균시속 22.4㎞로 주행할 수 있으나 우면산 터널이 개통되면 시속 12㎞로 급감하고 서초역 네거리에서 강남성모병원까지 1.2㎞ 구간도 시속 30.3㎞에서 9.6㎞로 떨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심각한 정체를 빚어온 강남대로와 동작대로의 교통량이 다소 분산되는 효과도 있겠지만 두 간선도로 가운데 위치한 반포로의 특성상 정체가 양쪽으로 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2007년 완공 예정인 강남순환고속도로와 내년 착공 예정인 양재~영덕(24.5㎞) 왕복 6차로까지 우면산 터널로 연결되고 판교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반포로는 물론 강남 전역에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趙서초구청장은 "2008년께에는 경기도에서 서울 남부권으로 유입되는 차량이 10만대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시내 도로망은 이를 소화할 능력이 없다"며 "남부권의 교통대란을 해결해줄 서울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책=터널 개통 후 반포로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우면산 터널 착공 당시 서울시는 반포로의 통행량 증가 대안으로 반포고가도로 연장과 효령로 동서간 지하차도 개설 등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아 취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고가 해체가 말해주듯 환경과 도심 경관을 해치는 고가도로 건설은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주민 설명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면산 터널 혼잡통행료를 높게 책정해 이용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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