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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SBS와 겨룰 수준은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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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방송학회(회장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 교수)가 23일 종합편성채널(종편) 선정 방안에 대한 2차 토론회를 열었다. 학계 등 외부가 주관하는 마지막 종편 관련 토론회였다. 그만큼 이전보다 더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다. 자본금 규모나 콘텐트 제작 능력과 관련해선 “(지상파인) SBS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쪽이 대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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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적자 감당할 초기 자본금 필요”= 참석자 모두 콘텐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제자인 인하대 하주용 교수(언론정보학)는 “종편 사업의 성패는 콘텐트 제작 능력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그 기조 아래 하 교수는 “종편의 경우 첫해 경비(3000억원 내외)와 최초 3년간 누적적자액(2000억원 내외)에 해당하는 자본금 규모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국외국어대 박주연 교수(언론정보학)도 “3년 정도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초기 자본금 규모가 심사 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운대 문상현 교수(미디어영상학)는 “종편은 SBS를 이기거나 경쟁할 수 있는 규모가 돼야 한다”며 “자본금 규모나 콘텐트 제작 능력도 그 수준으로 (기준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이호규 교수(신문방송학)는 "종편은 아시아의 (방송) 허브가 돼야할 것” 이라고 밝혔다.

◆투 트랙(track) 선정 방식 논란= 하주용 교수는 이날 언론사와 비언론사를 나눠 종편 사업자를 뽑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비언론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대기업을 겨냥한 논리였다. 언론사군을 통해 ‘여론 다양성’을, 비언론사군을 통해 ‘방송산업 활성화’란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로 토론자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문상현 교수는 “여론 다양성과 방송산업 활성화는 동시에 중요한 목표이지, 어느 한쪽에 부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획을 나누는 데 반대했다. 박주연 교수도 “선을 긋기보다 여론 다양성을 이룰 수 있는지 컨소시엄 구성을 따져보는 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하주용 교수도 토론 말미에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한 아이디어”라며 한발 물러섰다.

◆통일되지 않은 사업자 수 논리= 종편 사업자 수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이 갈렸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일정한 수준의 콘텐트를 생산할 수 있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숭실대 박창희 교수(언론홍보학)는 “1개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문상현 교수는 “2개나 3개 정도는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각각 내놓았다.

이상복·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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