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아이메탈아이의 이동헌 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지하철 화재 사고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전동차의 난연(難燃)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세계 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실리콘 소재의 전동차 의자를 개발한 ㈜아이메탈아이의 이동헌(45.사진)대표. 그는 지난 3일 벌어진 서울지하철 7호선 화재 사고에 대해 "아직 대부분 노선에서 의자를 교체 중이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큰 사고로 번질 뻔 했다"고 말했다.

아이메탈아이는 지난해 말 부산시에 전동차 168량분의 난연의자를 납품한 중소벤처업체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실리콘 의자'는 지난해 4월 영국에서 'BS(British Standard)' 난연 등급을 따냈다. 이 등급은 탈출용 갱도가 없는 터널이나 승무원 없이 운행하는 차량에 적용되는 수준이다. 화재가 나더라도 전동차 의자가 30분동안 인체에 해를 주는 유독성 물질을 내뿜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10월 대전에서 열린 군수품 전시회인 '2004 벤처국방마트'에 출품해 세계각국 바이어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노후 전동차 개보수 작업 중인 일본 도쿄메트로와 수출 협상을 하고 있고 전국 12개 도시에 지하철을 건설 중인 중국에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참사로 친구가 사망하자 난연성 제품 개발에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대한항공에서 금속재료팀장을 지낸 그는 실리콘 액을 난연성 직물에 부은 후 스폰지처럼 발포시키는 방식으로 화학접착제가 필요 없는 의자 쿠션을 개발했다. 지난해 6월 충남 천안에 공장을 짓고 이 쿠션을 장착한 의자의 생산 체제를 갖췄다. 지난해 매출은 21억원이며 올 목표는 50억원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전동차 뿐 아니라 자동차.선박.항공용 의자 및 건축용 자재사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