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수자원 고갈 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 물 공급을 장악한 다국적 기업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를 맞아 게재한 특집기사에서 아르헨티나·볼리비아·에콰도르·파나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 식수 등 생활용수 공급을 장악하고 수도 요금을 올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받을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물 문제의 핵심은 '생명의 본질인 물이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집약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비벤디·수에즈 등 기업들이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투자를 외면한 채 수도 요금을 올려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의 로마스에서는 하수구 설치가 늦어져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도시에 물을 공급하고 있는 수에즈 측은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로 인해 하수구 설치계획이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대기업은 전세계에서 물 공급 체계를 운영하면서 한해 2천억달러(약 3백20조원)의 이윤을 남기고 있다. 반면 이들 기업에서 물을 공급받는 소비자는 전세계 인구의 약 7%에 불과한 실정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한나 그리피스는 "물은 생명의 필수 자원"이라며 "물 공급 등에 관한 사항은 모든 사람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받을 기본 권리에 바탕을 두고 민주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