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서리청문회]사과·반박·농담… 사안마다 강약 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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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대환 국무총리서리의 청문회 답변 스타일은 오전과 오후가 달랐다.

전반적 기조는 '낮은 자세'였다. 특히 오전에 그랬다. 인사말에서 자녀들의 8학군 진학을 위한 위장 전입, 주식투자,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 "죄송하다"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비슷한 질의마다 이같은 답변은 계속됐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용서하시고,최근엔 법무부와 기초질서 지키기 캠페인도 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광복절 행사 때 할아버지 한분이 '당신이 오늘 하는 것을 보니 국민이 안심해도 될 것 같다'고 격려해줬다. 용기를 갖고 하겠다"고 소개했다.

張총리서리는 그러나 재산·세금과 관련한 추가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얼버무렸다. "내가 직접 관리한 게 아니라 회계사가 했다. 적법하게 했을 것으로 안다"거나, "나중에 확인해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일부 질문에 대해선 시간이 지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張총리서리가 전남 나주 출신(호적지)이라고 하자 "그런 논리대로면 난 안동 장씨여서 산둥반도에서 온 것"이라고 받아쳤다. 학력이나 매일경제 관련 의혹에 대해선 "제기한 사람과 대질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귀족'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미국 유학시절 맨해튼에서 생쥐를 잡으며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았다. 일주일 용돈이 25달러였다. 봉제공장에서 실밥도 뜯어봤다"고 반박했다.

종반엔 "회원권 없이 골프치기 싫어 비싼 것 하나를 팔아 서너군데를 확보했다" "대한민국 시민은 어디든 가서 땅을 소유할 수 있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그는 농담조로 박사학위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짐 속에 있어 못 찾았다. 꼭 찾아서 저녁(식사) 한번 모시겠다"고 하기도 했다.

한편 張총리서리는 이날 매경은 철저히 보호했다. 언론사 세무조사 당시 추징액을 밝히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매경은 신문협회 45개 회원사 중 가장 튼튼한 회사 중 하나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5백만~8백만 독자에게 봉사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그룹은 삼성그룹 하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했다"는 말도 한 그는 나중에 매경으로 돌아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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