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피해 줄이는 법 '눈덩이'이자 꼬리부터 잘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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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꼬리를 잘라라."

금융감독원에서 오랫동안 사금융피해를 담당해온 조성목 비제도금융팀장이 권하는 첫째 사채피해 줄이기 비법이다. 그는 사채피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순식간에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가족이나 금감원 사금융피해신고센터(02-3786-8655~8)에 털어놓고 상의하는 것이 훨씬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해법은 또 급전이 필요해 사채를 이용했지만 신용상태가 괜찮은 편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사채를 막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신용불량자가 될지라도 사채로 사채를 막는 것보다는 빚의 규모나 고통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제도권에선 신용불량자 구제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사채 피해자에 대한 구제제도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趙팀장은 사채업자를 찾기 전에 '만약 이 돈을 갚지 못한다면'하는 가정을 하고 최악의 사태를 떠올려 보라고 충고한다. 또 돈을 빌리기로 작정했을 땐 어떻게 갚을지에 대한 계획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싼 이자 대출', '카드발급 상담' 등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연체금 때문에 사채업계를 기웃거리는 10~20대(신용불량자 36만명)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 카드를 잘라버리는 것이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족들의 관심과 도움도 절실하다. 가족 중 누군가가 ▶사채관련 뉴스에 부쩍 관심을 갖거나 ▶낯선 사람으로부터 "~씨 집입니까"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거나(사채업자의 신분 확인용 전화인 경우가 많다)▶전화 설문조사가 늘어나거나(사채업자가 신상 변경을 확인하는 수법)▶갑자기 씀씀이가 커지면 한번쯤 정색을 하고 물어볼 필요가 있다.

趙팀장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을 때는 경찰이나 금감원에 즉시 신고하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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