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성장 ② 성조숙증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라

중앙일보

입력


여름 방학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벗어나 모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불규칙한 생활이 자칫 비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은 키 성장을 방해하는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의 키 성장에 도움이 될 먹을거리를 알아봤다.

탄산 음료 대신 제철 과일로 만든 음료

더위를 식히려고 입에 달고 살다시피하는 아이스크림이나 탄산 음료는 입맛을 떨어뜨려 식습관을 불규칙하게 한다. 게다가 이들 식품은 칼로리도 높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비만으로 인해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기도 빨라진다”며 “이는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앞당겨 키 성장을 방해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이들의 키를 크게 하려면 비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찬 음료보다는 수박이나 오미자·포도 등 체철 과일로 만든 음료를 마시도록 한다.

동물성 단백질 적절히 먹어야 성장에 도움

동물성 지방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와는 다른 의미다. 박 원장은 “동물성 단백질은 신체의 15~17%를 차지한다”며 “성장기에 적절히 섭취해야하는 중요한 영양소”라고 설명했다. 몸 구석 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적혈구를 만드는 데도 단백질 식품은 필수적이다. 만약 육류 섭취가 부족해 철분과 비타민 B12가 몸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빈혈에 걸릴 위험도 높다. 단, 백해무익한 기름덩어리인 동물성 지방은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육류 섭취 시엔 살코기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이들은 하루 평균 10~20g, 중고생들은 30~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고구마로 콜레스테롤 수치 낮춰

비만아는 여성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높다. 지방세포에서 콜레스테롤이 여성호르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여아는 가슴이 조기발육하고 생리 시기가 빨라지며 남아는 여성형 유방이나 성기의 발달미숙을 보인다. 비만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식재료 위주로 식단을 짜도록 한다. 대표적인 식재료가 고구마다. 박 원장은 “고구마의 식물성 섬유는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질을 배출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정상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비만형 성조숙증 아이들의 경우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데 고구마의 비타민B1은 당질의 분해를 도와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고구마에 있는 섬유소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변하는 것을 막고 장 내에서 젖산균이 잘 자라게 해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오랜 어혈과 장 내 독을 제거하는 기능도 있어 성조숙증 등의 원인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의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적절한 양을 위해 그릇부터 바꿔야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양을 적절히 조절해 먹어야 한다. 가정에서 양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코넬대 식품 브랜드 연구소 브라이언 완싱크 소장이 실시한 영화관 실험 결과에 따르면, 큰 용기의 팝콘을 받아든 관람객들이 중간 사이즈의 팝콘을 받은 관람객들보다 평균 53%나 팝콘을 더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배가 불렀을 때가 아니라 비워진 접시를 확인하고 나서야 먹는 것을 멈추는 것과 같은 결과다.

양을 조절 할 때는 아이에게 무조건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기보다 먼저 아이를 이해시키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표준체중 이상이라면 ‘성장이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멈춘다’거나 ‘더 이상 자라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려줘 아이 스스로 경각심을 갖도록 한다.

[사진설명]정조은(10·오른쪽)·유찬(7) 남매가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고 있다. 성장기에는 적당한 양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도움말=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