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후보 3명線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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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 총리 지명이 임박했다. 박선숙(朴仙淑)대변인은 8일 "내일 임명이라고 못박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주중에 마무리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9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바로 다음날 총리서리를 임명하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고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장상(張裳) 총리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뒤 '총리직 공백상태'가 열흘이나 지속되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그 때문에 9일 발표 가능성도 있다.

총리감은 3명 정도로 압축됐다고 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변에선 "발표 시점은 조정될 수 있겠지만 대통령은 이미 총리를 누구로 할지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는 얘기가 나왔다.

유력한 후보로는 김석수(金碩洙·70)전 대법관이 거명된다.

그는 경남 하동 출신으로 서울 배재고·연세대를 나왔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시절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내 '국정 전념-공정한 대선 관리'라는 金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운영 기조에 딱 맞는다. 출신이나 경력상 한나라당도 반대하기 어렵다는 게 강점이다.

병역·재산 형성·가족 문제 등 까다로운 도덕성 검증을 무난히 통과한 또 다른 후보는 이종남(種南·66)감사원장이다. 서울 출신이고 검찰총장·법무부 장관 등을 지내 총리로서 내각 통할 능력이 인정되는 데다 金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왔다는 게 장점이다.

그의 정치적 중립성도 시빗거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그가 총리로 나갈 경우, 후임 감사원장도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게 金대통령으로선 부담이다.

이 밖에 21세기 국가 비전을 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는 학계 출신의 원로 문화인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관계기관들은 도덕성을 제1기준으로, 여성이 포함된 20명 이상의 총리감을 상대로 엄밀하게 사전 검증작업을 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검증 기준은 통과했지만 고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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