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프로야구]기아 선두 비결은 '발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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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뛰는 야구에는 슬럼프가 없다."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이전 중위권 정도로 평가받던 기아가 선두를 질주하는 비결을 묻자 서정환 코치의 대답은 간단했다. 1986년 해태시절 도루왕(43개)을 차지하기도 했던 서코치는 잘 나가는 기아 야구의 이유로 도루를 꼽았다.

기아는 6월 9일 선두에 올라선 뒤 두달간 한차례도 1위를 놓지 않았다. 기아의 '발야구'는 6월 한달 31개의 도루를 성공, 올해 월별 팀 도루 중 최다를 기록했다. 도루와 선두 유지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20년 프로야구 역사에도 팀 도루 1,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가 12번이나 있다.

<표 참조>

7일 현재 기아의 팀 도루는 1백3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자릿수로 성공률 역시 84%로 1위다. 개인 도루 상위 10걸에는 1위(김종국·31개), 3위(이종범·28개), 공동 9위(정성훈·12개) 등 세명이나 속해 있다.

◇득점 방정식

기아 김성한 감독은 "뛰는 야구가 득점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희생번트로 아까운 아웃 카운트를 버릴 필요없이 득점권에 주자를 보낼 수 있다. 실제로 기아는 올해 희생번트가 27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발빠른 주자가 나가면 도루를 제지하려고 상대 투·포수는 변화구 비율을 줄이게 되고 그만큼 후속 타자는 유리하다. 기아는 타격 1위(0.351),타점 3위(76점) 장성호가 이종범(1번)·김종국(2번) 뒤인 3번에 포진해 도루에 이은 적시타가 주득점 라인이다. 시즌 초반 이종범은 3번에 기용됐으나 5월 이후 이종범·김종국의 대도(大盜)라인의 틀이 잡혔다.

◇대도본가(大盜本家)

기아는 올해 초 하와이 전지훈련 때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주루 플레이 훈련을 많이 했다. 과거 해태 시절부터 도루의 전통은 강했다. 프로 원년 도루왕 김일권을 시작으로 서정환·이순철·이종범 등이 20년 동안 도루왕을 10번이나 차지했다.

베이스간 거리는 27.43m. 수준급 주자가 1루에서 2루까지 뛰는데 약 3.2초가 걸린다. 투수가 세트포지션에서 던진 공이 포수 미트에 이르는 시간은 평균 1.4초, 포수가 2루로 던지는데 1.8초. 산술적으로 도루 성공 확률은 50%다. 그러나 김종국은 "도루에는 센스·타이밍 등 중요한 요소가 많지만 가장 큰 것은 자신감과 용기"라고 말한다. 젊은 호랑이들의 패기가 선두 유지의 비결이다.

대구=김종문 기자

◇오늘의 프로야구(오후 6시30분)

현대(토레스)-LG(최원호)

<잠실·sbs스포츠>

기아(김진우)-삼성(임창용)<대구>

두산(박명환)-SK(김상진)<문학·경인방송>

롯데(염종석)-한화(정민철)<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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