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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항미사일 개발 냉정하지 못한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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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한국이 사정거리 1500㎞에 달하는 순항(크루즈) 미사일을 자체 개발한 데 대해 ‘냉정치 못한 태도’라며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19일 1면 머리기사에서 한국의 미사일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냉정치 못한 태도는 동북아시아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동시에 천안함 사건을 핑계로 감히 뛰어들 생각을 못 했던 금지구역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미사일 개발로 인해 한국의 전략적 위협 반경이 한반도를 넘어섰다”며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중국명 황해)로 들어온다는 근래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한반도 밖의 국가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이 이번에 미사일 개발 소식을 발표한 것은 천안함 사건 이후의 새로운 감정을 쏟아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순항 미사일 개발이 북한의 엉덩이를 정확히 걷어찰 수 있을진 모르지만 이로 인한 자극과 불안감은 동북아 전체로 파급될 수 있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한국과 미국의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합동군사훈련을 비롯, 천안함 처리 문제 등의 사안을 놓고 한국 및 한국 언론을 비난해 왔다. 7일자 1면 기사에서는 “한국이 망령되게 함부로 서해 군사훈련으로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고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또 푸단(復旦)대학 한국연구센터 스위안화 주임의 기고문을 게재하며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지 않으면 미국 항공모함이 한·미 군사훈련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암시함으로써 중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환구시보 보도에서 동원한 표현들이 상식을 뛰어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개 언론이 주관적인 입장에서 한 보도일 뿐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닌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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