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여성 파워 '눈에 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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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동아시아의 세 나라 한국·일본·중국의 여성들이 변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 욕구와 함께 독립적인 의식 구조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 최근 MBC가 한국과 일본·중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두편은 그 변화의 물결을 짚어 보고 있다.

25일 방송되는 특집 다큐멘터리 '중국의 여인들'(사진)은 수천년간 전족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중국 여인들이 오늘날 당당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된 배경을 살펴봤다.

여자가 다섯살쯤 됐을 때 발가락 부분을 아래쪽으로 구부려 천으로 감아 발육을 멈추게 하는 전족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금지됐다. 중국 여성들의 자아 찾기가 본격화 한 것은 1949년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다. 공산당이 내세운 남녀평등이라는 기치 아래 여성들은 남성과 대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갔다. 현재 중국 여성의 80%가 직장을 다니고 남성과 같은 일을 하고 같은 보수를 받는다. 탁아시설 마련 등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부 정책과 사회제도가 이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중국 여성이 철저히 자신의 권리를 향유하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 여성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MBC와 일본 후지TV가 공동으로 제작한 'MBC 스페셜-여성, 일과 사랑(11, 18일 방송)'은 양국 여성들의 급변하는 의식 구조를 화면에 담았다.

제작진이 최근 한국과 일본의 20~40대 여성 8백84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한국 여성이 일본 여성보다 현실 불만과 사회 진출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뒤 여성이 직장을 갖는 것에 대해 한국 응답자의 94.7%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일본 여성은 84%로 10%포인트 정도 낮게 나타났다.

또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에선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답이 일본은 17%, 한국은 22.2%로 나왔다.

후지TV의 우키다 PD는 "일본에서는 수년 전 취업 열풍이 불면서 많은 주부들이 사회에 진출했지만 결국 가사 부담 때문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 여성들이 가정에 안주하는 대신 일을 하려는 욕구가 강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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