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법·제도 달라져… 주가도 재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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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새해부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법과 제도의 변화가 어느 때보다 많다.

당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던 기금관리기본법이 바뀌어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늘어나게 됐다. 이밖에 선박회사들에 대한 톤세제와 음식물 매립 금지 등 제도의 변화도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관련 기업의 주가엔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재료들이다. 한양증권은 "올해는 제도.법률의 변화가 좋은 투자 테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 법률.제도의 수혜주=국회는 지난해 말 연기금의 주식투자허용을 골자로 하는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는 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을 제정해 올 12월부터 기업연금을 도입할 수 있게 했다.

연기금은 주로 대형 우량주들에 투자하고, 한번 투자하면 쉽게 팔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선호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연기금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SK텔레콤.포스코 등을 순매수했다.

새해부턴 선박 톤세제가 시행돼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해운사들이 혜택을 보게됐다. 톤세제란 해운업체가 납부하는 법인세를 해운소득에 대해선 선박에서 얻는 소득과 상관없이 선박의 순톤수를 기준으로 매기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톤세제 도입으로 세금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증권사들의 신탁업 겸업이 허용되고, 파생금융상품과 관련한 업무 규제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신탁업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 개선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부턴 시 지역에서 생기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곧바로 매립하지 못하고, 소각.퇴비화.사료화 등의 처리를 한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도로공사나 산업단지 부지공사에서 순환골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인선이엔티 등 순환골재 생산업체의 매출증대가 기대된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큐엔에스 등 보육시설 위탁업체의 영업환경도 좋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초등학생 21만명에게 나눠주던 우유를 올해부턴 중학생 6만9000명에게도 추가 지원하고, 내년부턴 고등학생까지 지원대상을 늘린다. 이에 따라 올해엔 흰우유 매출이 100억원 정도 늘 것으로 기대돼 남양유업.매일유업.빙그레 등 관련 업체들이 수혜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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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선정엔 신중해야=하지만 이처럼 제도나 법률 관련주로 꼽힌 종목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해서는 안된다. 한양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제도.법률 시행이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매출증가가 반드시 이익증가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시행령 등 하위입법 과정이나 실제 수주 효과 등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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