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통합예선 뚜껑을 열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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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2002년 7월 29일은 일본바둑 최후의 날인가.

제7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예선전에 의욕적으로 72명의 대부대를 보냈던 일본은 조별 결승전에서 전패하며 단 한명의 본선진출자도 내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1백74명이 참가했던 한국은 서봉수9단·양건5단·최철한4단·최원용초단·박승문4단·박진솔초단 등 6명이 예선을 통과했다. 저단진의 활약으로 세계 최강국의 체면을 간신히 유지했다.

34명이 출전한 중국은 '결승 대진표'에서 보듯 일본·한국과의 대결에서 전승을 거두며 위빈(兪斌)9단·후야오위(胡耀宇)7단 등 무려 10명이 본선에 올라 사상 최대의 성과를 이뤘다.

이들 16명은 시드 16명과 합류해 28일부터 본선대결을 시작한다.

中 신인왕 평취안 본선행

○…죽음의 조로 지목된 H조와 I조에선 각각 펑취안(彭筌)4단과 최철한4단이 본선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H조에서 사오웨이강(邵?剛)9단은 중국 천원 타이틀 보유자 황이종(黃奕中)7단에게 졌고 黃7단은 중국 신인왕 펑취안4단에게 졌다.

彭4단은 일본 유망주 판산치(藩善琪)6단에 이어 이세돌의 친형 이상훈4단마저 결승에서 꺾고 본선에 올랐다.

I조는 윤성현8단·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김승준7단·안달훈4단·유재형4단 등 한국의 정예부대와 중국강자 2명, 일본 신예 4명이 끼어들어 H조보다 강자들이 더 몰렸다. 이곳에서 최철한4단이 윤성현·芮9단에 이어 결승에서 유재형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한국 초단은 정말 무섭다. J조에 자리잡은 중국의 저우허양(周鶴洋)9단은 이창호9단에게 3승1패를 거두고 있는 이번 대회 최강자급. 그러나 한국의 최원용(18)초단을 만나 탈락하고 말았다. 같은 조의 이영구(19)초단은 중국의 '10소룡' 류스전(劉世振)7단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초단끼리 맞대결을 펼친 끝에 최원용초단이 본선행.

박진솔(16)초단도 일본의 고토 슌고(後藤俊午)9단과 이마무라 도시야(今村俊也)9단을 연파하고 세계 32강에 합류했다.

목진석, 노장에 덜미 잡혀

○…'죽음의 조'가 있다면 강자들이 몰리지 않은 소위 '꽃 조'도 몇몇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C조. 이곳에선 최근 이세돌3단에게 6연승을 거두고 있는 목진석6단이 단연 우승후보였다. 그런데 목6단은 61세의 노장 백흥수5단에게 덜미를 잡혔고 한물 간 중국의 차오다위안(曹大元)9단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돌풍이 기대됐던 아마추어 4명 중에서 최고성적은 고근태7단의 준결승행. 두명의 프로를 연파하고 준결승에 올랐으나 서봉수9단에게 분패. 윤춘호7단은 첫판에서 최철한4단에게 반집을 졌는데 이 '반집'이 결국 최4단을 본선에 오르게 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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