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반대표 20표 이상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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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1일 장상 국무총리 임명을 반대한 '1백42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가세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결과다. 투표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 1백25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해도 민주당이나 자민련에서 17명이 부결에 가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張총리서리를 극찬한 바 있어 표결에선 찬반이 절반 정도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이 반대할 것으로 파악한 의원은 김종호·정우택·이양희 의원 정도다. 이 경우 민주당에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20명 이상이란 얘기가 된다.

더구나 무소속 5명 중 최소한 이한동·한승수·박근혜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게 총리실의 분석이다.

여기에 한나라당 수뇌부와 당3역,총무단과 일부 다선의원들(대략 10여명 이상)이 인준 부결시 역풍을 감안,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민주당의 반대표는 30~40명선으로 불어난다.

민주당 내에서 총리인준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김성호·정범구 의원 등 '새벽21'소속(12명)의원 외에도 상당수 반대표가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민주당 반대표 왜 나왔나=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어느 한 정파가 만들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千正培의원)는 것이다.

우선 신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표결로 전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최근의 제3후보 영입 움직임이나 '신당론'이 청와대의 '노무현 낙마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 후보 지지의원들이 청와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설이 있다. 또 탈(脫)DJ행보를 가속화하는 이인제(仁濟)의원 계보 등이 반대표에 뒤섞여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을 주려는 비주류의 계산 때문이란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張총리서리에게서 나타난 도덕적 문제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연결지으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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