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후보 사퇴후 新黨 창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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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가 30일 "8·8 국회의원 재·보선 이후에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와 내가 모두 사퇴하고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韓대표는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우리 당에 누가 들어오겠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관계기사 3면>

韓대표는 또 "후보는 '신당 창당 발언을 하더라도 재·보선 이후에 하라'고 요구했지만 재·보선 이전에 민주당이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韓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재·보선 이후 '노무현 당'으로 재창당하려는 후보와는 달리, 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신당을 만든 뒤 대선후보 선출 등을 원점에서 시작하자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는 "자민련·민국당·한국미래연합 등과 합당하고 무소속 이한동(漢東)·정몽준(鄭夢準)의원 등을 끌어들여 새로 대선후보를 뽑자"는 민주당 비주류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韓대표는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집 주인이 안방을 비워줘야 손님이 들어온다. 버티고 있으면 누가 들어오느냐"면서 '동반사퇴'를 거듭 강조하고,"(비주류의)박상천(朴相千)·정균환(鄭均桓)최고위원 등과도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8·8 이후 신당 창당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많은 분들을 참여시켜야 하기 때문에 백지부터 그림을 그려야 하고, 발기인대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보-韓대표를 축으로 했던 민주당 주류 내부의 균열이 예상되며, 재·보선 직후부터 신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韓대표 발언에 대해 후보는 "재경선은 수용하겠지만 후보직은 사퇴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8·8 재·보선에 전념해야지, 신당이나 개헌문제로 당력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고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후보는 또 부산 해운대-기장갑 정당연설회에서 "신당론에는 노무현과 함께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미래지향적 신당을 만들자는 것이 있고, 세상의 변화가 두려워 기득권을 지키려고 과거로 가자는 신당론이 있다"며 "노무현을 낙마시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신당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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