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표밭' 지도부 총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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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월 대선의 전초전격인 8·8 재·보선이 23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공식선거전에 돌입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1일 각기 '총체적 부패정권론'과 '일당지배 경계론'을 창과 방패삼아 치열한 주말 유세전을 폈다.

◇"지방선거에 이어 재·보선도 완승 목표"=한나라당 이회창(會昌) 대통령후보는 21일 서해교전 유가족과 부상자를 다시 위로했다. 남양주 고(故)황도현 중사와 시흥 고 윤영하 소령의 집을 방문했으며 이어 분당의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부상자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후보는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며 안보태세의 허점을 비판했다.

앞서 20일에는 당 지도부가 경기 하남 지구당 개편대회에 대거 출동,김황식(金晃植)후보를 총력 지원했다. 후보는 "우리가 정권교체를 지상목표로 세운 것은 권력비리에 파묻힌 대한민국이 아니라 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권력형 비리를 성토했다.

서청원(徐淸源)대표는 "최근 단행된 개각으로 중립내각 아닌 친위내각이 섰고 서해교전에선 제대로 응징도 못했다"며 "현 정권이 정신을 못차린 만큼 이번 재·보선에서 다시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현 정권의 난맥상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완승한다는 전략이다. '정권 심판'을 내세워 13곳 가운데 호남 두 곳을 제외한 11곳에서 이겨 대선 승기를 잡으려 한다.

이를 위해 강재섭(姜在涉)최고위원이 종로를, 김진재(金鎭 載)최고위원이 영등포을을 전담토록 하는 등 지도부를 격전지별로 배치했다. 사무처 요원도 대거 파견 중이다. 후보와 徐대표는 22일 '정치 1번지'인 종로 지구당 개편대회에 가 박진(朴振)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25, 26일에는 안성과 북제주군 정당연설대회에 참석한다.

◇"한나라당 오만에 옐로카드를"=20일 민주당의 부산 해운대-기장갑 지구당 개편대회장에는 '한나라당의 오만에 옐로카드를!'이란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노무현(武鉉) 대통령후보 등 당 지도부도 전북 군산(21일), 부산·제주(20일)등에서 벌인 주말유세에서 일제히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론'을 제기했다.

후보는 "민주당은 부정부패 때문에 죽을 쑤고, 인기가 땅바닥에 딱 붙었다"(제주 북제군 지구당개편대회)"한나라당은 지방선거를 싹쓸이 하고, 얼추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세게 나오고 있다"(부산 해운대-기장갑)며 유권자들의 견제심리를 자극했다.

이번 선거 역시 호남을 제외하곤 수도권 전역(全域)이 열세라는 판단 아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지지층의 결집을 겨냥, '견제론'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부패정부 심판론'에는 이른바 안기부 예산 횡령 의혹, 두 아들 병역문제 등을 '이회창 후보 5대 의혹'으로 재포장해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후보는 이날 군산에서 "한나라당은 국고를 1천2백억원이나 선거자금으로 써버린 범죄정당"이라며 "12월 대선에서 당선된 사람은 국민을 대리해 한나라당에 대해 장물반환청구소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는 "12월에는 70대를 바라보는 귀족 대표와 50대의 서민대표가 나라의 운명을 놓고 한판 붙는다"고 역설했다.

한화갑(韓和甲)대표도 제주에서 "우리 노무현 후보는 깨끗한 후보지만 이회창 후보는 다섯가지 의혹 외에도 며느리 원정출산 등에 대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남정호·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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