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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OL도 매출 과장 회계부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미국 내 다국적 기업의 회계부정 파문이 미디어 그룹으로까지 확산됐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의 온라인판은 18일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AOL 타임워너 산하 '아메리칸 온라인' 사업부문이 약식거래 방식을 통해 온라인 광고 매출을 부풀리는 등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AOL의 전·현직 간부들의 증언과 수백쪽에 달하는 AOL 비밀문서를 토대로 "이 회사가 타임워너와의 합병 전후인 2000~2002년 사이에 일련의 약식거래를 통해 매출을 과다계상했다"고 지적했다.

AOL이 자행한 약식거래는 광고거래를 과다계상하는가 하면,한 분야의 수익을 또 다른 분야의 수익으로 이전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일례로 AOL은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eBAY)를 대신해 광고를 판매한 뒤 판매대금을 AOL의 수익으로 처리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의 거래에서 광고와 컴퓨터 장비를 물물교환하는 등 약식거래를 했다는 것.

다른 언론사들에 대한 회계상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뉴욕 타임스 등 상당수의 언론사들도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비용처리하지 않는 등 회계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경쟁지인 뉴욕 타임스를 직접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WP는 지난 15일 "본사 경영진은 과거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3백50만달러나 수입을 과다계상했음을 인정했으며 앞으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천명했다. 미국 회계법상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아도 '불법'은 아니며, 다만 '도덕적인 문제점' 정도로 간주돼왔다. 이와 관련, 최근 코카콜라는 "앞으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에게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재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상계하지 않는 미디어 그룹들은 CNN의 AOL 타임워너,NBC의 제너럴일렉트릭(GE), ABC의 디즈니,CBS의 비아콤 등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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