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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앙상블' 첫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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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일본에는 도쿄(東京)4중주단을 제외하면 내로라하는 실내악단이 별로 없다. 삼삼오오 모여 연습한 후 무대에 서는 트리오에서 옥텟(8중주)까지 소규모 실내악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0여명 규모의 체임버 앙상블은 거의 없다.

지난해 4월 1일 8백석 규모의 도쿄 기오이(紀尾井)홀에서 창단 공연을 한 '도쿄 앙상블'은 16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현악 합주단. 한·일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창단 2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한다. 유러피언 체임버 오케스트라처럼 평소에는 각기 독주·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다가 연주를 앞두고 함께 모여 연습하는 파트 타임 형태의 실내악단이다. 매년 1회 이상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첼로 수석인 사다오 하라다는 지난해 도쿄 4중주단 멤버 생활을 접고 도쿄 앙상블에 합류했고 더블베이스 주자 히로시 이케마쓰는 NHK교향악단 수석을 겸하고 있다.

창설자이자 음악감독인 하토리 조지(服部讓二·32·사진)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1995년과 이듬해 서울시향을 지휘하기도 했다. 도쿄 앙상블을 이끌 때도 작품에 따라 지휘봉을 잡기도 하지만 이번 내한공연에서처럼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리더·솔리스트로 참가하는 게 보통이다. 도쿄에서 태어나 빈 국립음악원에서 라이너 쿠흘을 사사했으며 89년 메뉴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BMG 클래식 레이블로 바흐(스코티시 체임버)·모차르트(런던 모차르트 플레이어스)협주곡과 크라이슬러 앨범을 녹음했다. 런던에 살면서 왕립음악원 객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가 아끼는 명기는 1733년산 과르네리 델 게수.

하토리는 최근 뉴욕의 백만장자 출신 음악애호가 알베르토 빌라가 창설한 제1회 로린 마젤 국제 지휘 콩쿠르의 아시아 지역 대표로 선발돼 오는 9월 23~28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6명의 결선 진출자와 함께 세인트 루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이들은 향후 2~3년간 세계적인 거장들의 지도를 받으며 유명 악단을 객원 지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뉴욕필 악장 글렌 딕테로,작곡가 펜데레츠키, 런던심포니 회장 이언 스토츠커, 헝가리 태생의 미국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 등이 심사위원에 포함돼 있다.

◇공연메모=26일 오후 7시30분 호암아트홀. 쇼스타코비치 '폴카',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멘델스존 '현악 8중주 E♭장조', 차이코프스키 '세레나데 C장조', 강준일 '슬픈 노래' 등. 세리다 다에가 디자인한 무대의상도 볼거리. 검정과 노랑을 대담하게 사용해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여성 단원들이 걸치는 스톨을 개성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해 우아한 무대를 연출한다. 02-599-574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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