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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결산 <하> 월드컵서 빛난 별들 & 빛바랜 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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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새로운 영웅의 탄생=남아공 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는 이니에스타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도 리오넬 메시(23)와 사비 에르난데스(30·이상 바르셀로나)에게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니에스타. 그는 유로2008 스페인 우승에 큰 기여를 했지만 MVP는 소속팀 선배 사비의 몫이었다. 2009년에는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스페인 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에게 쏠렸다. 하지만 이니에스타는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결승골을 작렬시켜 남아공 월드컵의 주연으로 등극했다. 또 그는 지난해 심장마비로 숨진 전 동료 다니엘 하르케를 추모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쳐 전 세계 축구팬을 감동시켰다.


다비드 비야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지만 호날두(25·포르투갈)·메시(아르헨티나)·카카(28·브라질)·루니(25·잉글랜드) 등 일명 ‘빅4’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비야는 단짝 페르난도 토레스(26·리버풀)가 부진했음에도 5골을 넣어 ‘빅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또 네덜란드 실리축구의 중심 스네이더르, 과감한 세대교체로 녹슨 전차군단을 막강 화력으로 탈바꿈시킨 요아힘 뢰프(50) 독일 감독 등이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월드컵을 망친 심판들=잔치의 흥을 깨뜨린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들의 잘못된 판정 탓에 선수들이 4년간 흘린 땀이 물거품이 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주심. 그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경기에서 독일이 2-1로 앞서던 전반 잉글랜드 프랭크 램퍼드(32·첼시)의 슛이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골 라인을 넘었음에도 이를 보지 못해 노골로 선언했다. 동점 기회를 심판 때문에 날렸다는 억울함에 다리가 풀린 잉글랜드는 결국 1-4로 완패했다. 이 경기 후 오심 논란이 남아공 월드컵을 뜨겁게 달궜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16강전을 맡았던 로베르트 로세티(이탈리아) 주심도 월드컵을 망친 인물이다. 로세티 심판은 아르헨티나 테베스(26·맨체스터 시티)의 골이 오프사이드였음에도 득점으로 인정했다. 이 골이 나오기 전까지 아르헨티나를 몰아세우던 멕시코는 이후 주도권을 내줬고 1-3으로 패했다. 비난이 이어지자 로세티 주심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또 조별예선 미국-슬로베니아전(2-2무)에 나선 코만 쿨리벌리(말리) 심판도 후반 막판 미국의 역전골을 아무 이유 없이 반칙으로 판정해 명승부에 흠집을 냈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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