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온 상가투자 열기를 틈타 특정품목의 점포가 밀집한 테마상가 가운데 상당수가 건축허가는커녕 땅도 제대로 매입하지 않은 채 분양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동대문 R 테마상가는 부지를 모두 매입하지 않은 채 지난달 초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건축허가 전이어서 정식 계약서가 아닌 '청약서'라는 이름으로 접수하지만 계약금 20%를 모두 받아 정식계약이나 다름 없다. 시행사 관계자는 "총 45필지 중 70% 가량 매입했으며 조만간 건축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역시 동대문에서 들어설 예정인 M 테마상가도 땅 매입이 안된 상태에서 현재 3백만원의 청약금을 받고 분양 중이다.
이 상가의 경우 2000년 여름에 분양을 시작했으나 지주와의 협상 난항으로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분양하는 것이다.
분양 담당자는 "계약금을 다 받지 않고 청약금만 받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며 "7월 중 시공사가 선정된 뒤에는 정식 계약으로 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업계획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상가가 들어설 예정 부지 일부를 사들인 뒤 비싼 값을 요구하는 '알박기'세력들이 많아 부지 정리를 하는 데 몇 년씩 걸릴 수 있다.
건축심의나 허가과정에서 사업계획이 바뀌거나 면적이 줄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상가114 윤병한 사장은 "테마상가는 입점까지 3~5년씩 걸리는 장기투자상품인데다 사업계획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으므로 사업절차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