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이권 청탁에 안정남·이형택씨 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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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안정남(安正男)전 국세청장과 이형택(亨澤)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김홍업(金弘業)씨의 이권 청탁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관계기사 3면>

대검 중수부(부장 金鍾彬)는 1일 安전청장이 국세청장 재직(1999년 5월~2001년 9월) 때 한국미스터피자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등 두차례 이상 홍업씨의 청탁을 받고 부하 직원에게 선처를 지시한 사실이 사건 관련자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전무 역시 홍업씨에게서 성원건설 화의 인가 및 부채 탕감 등의 청탁을 받고 성원건설 주채권자인 대한종금에 파견돼 있던 부하 직원 모씨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전전무 및 국세청 간부 등을 소환해 청탁 전달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安전청장은 지난해 11월 강남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신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홍업씨의 학군단 동기인 한국미스터피자 대표 鄭모씨는 2000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가 실시되자 홍업씨 측근 김성환(金盛煥)씨를 통해 홍업씨에게 조사 무마 청탁을 하며 1억원을 건넨 뒤 이듬해 초 3억1천만원 추징으로 조사가 마무리되자 7천만원을 추가 제공했다.

검찰은 또 성원건설 대표 田모씨는 99년 5~8월 홍업씨 측근 유진걸(進杰)씨에게 13억원을 전달하며 회사가 추진 중인 화의 인가가 성사되도록 부탁했고 씨의 부탁을 받은 홍업씨가 외종사촌인 전전무에게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홍업씨에게 전달된 돈이 3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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