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세대 힘 기업문화에 접목시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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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월드컵 기간에 거리응원·외국팀 응원 등에 참여한 젊은 세대를 붉은색을 뜻하는 '레드(Red)'의 영문 첫 글자를 따 'R세대'로 지칭하고, 이들의 자발적 공동체 참여열기·열정적 에너지·개방적 세계관 등을 국가·기업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9일 'R세대의 등장과 국가·기업의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R세대는 '386세대'나 컴퓨터·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N(Network)세대'와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386세대는 강한 민족적 성향과 집단의식을 강조하지만 민주화 투쟁을 경험하면서 지나치게 엄숙하고 형식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 R세대의 뿌리라 할 수 있는 N세대는 가상공간에 매몰되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국가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반면 R세대는 인터넷으로 네트워크화돼 있다는 점은 N세대와 비슷하지만 집단적이면서도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으며, 히딩크에게 보여준 열광과 외국팀의 서포터스 활동에서 보듯 개방된 애국주의를 갖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이 광란에 가까운 거리응원을 펼치면서도 질서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응원이 끝나면 자발적으로 청소도 하는 무정형 속의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창조적 화합을 책임질 세대로서의 희망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R세대가 월드컵 기간에 보여준 새로운 모습을 단기적 현상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이들의 잠재력과 특성 등을 제대로 평가해 사회·경제·문화의 핵심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R세대의 특성과 가치를 조직 내에 전파하고, 이같은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책임과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또 자발적 참여·개방성을 특징으로 한 R세대형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인사·조직에서 공정한 성과주의적 평가·보상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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