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얘길 안 해서 … 실장 소식 인터넷 보고 알았어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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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07면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1984년 공군 중위로 복무 중일 때 결혼했다. 부인은 권혜정(49·사진)씨. 4선 의원으로 전 민정당 대표를 지낸 권익현 한나라당 상임고문의 1남5녀 중 둘째다. 결혼 당시 권 고문은 민정당 사무총장이었다. 청와대의 인사 발표가 있던 8일 권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목소리는 조용했고 말은 정제됐다.

임태희 내정자의 부인 권혜정씨

‘모난 데 없고 온건한 이미지’라고 평가받는 임 내정자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임 내정자 부부는 최근 두 딸을 잇따라 출가시켰다. 지난해 11월엔 장녀 윤신씨를, 올해 3월엔 차녀 윤선씨의 혼사를 치렀다. 그러나 청첩장을 돌리지도, 축의금도 받지도 않았다. 직전 장관을 지냈던 고용노동부 직원이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도 딸의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권씨는 “(남편에게 기자와) 통화한다는 말을 안 했는데…”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임 내정자께선 어떤 얘기를 하시던가요.
“누구 만났다 얘기도 안 하고, 특별한 얘기 안 하세요. 인터넷 보니까 (내정됐다는 기사가) 뜨더라고요. 그런가 보다… 하는 거죠.”

-7일 오전엔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하셨다던데요.
“원래 대통령을 만났다는 얘기나, 나눈 대화는 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묻지도 않아요. 그런 건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그런데 제가 하는 얘기를 다 쓰시는 건가요. …제가 (그동안도) 미디어 인터뷰를 안 했어요. 능력도 안 되고 해서 안 했는데….”

-총리 물망에도 올랐는데요.
“(잠시 머뭇대다) 아, 네. 인터넷에서 봤어요.”

-두 분이 어떻게 만나서 결혼하셨는지요.
“재밌는 얘기가 없어요. 드라마 같은 게 있어야 재미있는 건데….”

-그래도 이런 점이 좋았다는 건 있었을 텐데요.
“편해 보이고, 착해 보이지 않아요? 인연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소설 같은 얘기가 없어요.”

-임 내정자가 온화하다는 평을 듣는데요.
“사실이고 그래요. 큰소리 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정말 그러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26년을 살면서 한 번도요?
“그러니까 재미(있는 얘기)가 없어요.”

-임 내정자가 2008년 ‘총선 출마할 때 장인은 반대 쪽이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래요? 반대하시지 않았거든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이 사람 일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믿음을 주니까. 너라면 잘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시고요. 저도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도록 집에서 돕는 거고요.”

-간혹 남편에게 조언도 하시나요.
“제가 지역(임 내정자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성남 분당을)에 있는 분들이랑 접촉을 하니까 ‘이렇게 얘기하더라’는 얘기를 전하기도 하죠. 서로 만나는 사람이 다르니까, 저는 동네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전해요. ‘잘되고 있습니다’라고만 할 수도 있지만, 여자들은 엄마들 수다 떨듯이 편하게 말하니까 생생한 얘기를 하는 거죠.”

“집에서 돕는다”는 그와 달리 언니인 권혜경씨는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성동갑 출마를 꿈꿨다. 당시 한나라당 성동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던 남편(김태기 단국대 교수)이 공천 신청을 포기하면서다. 하지만 진수희 의원에게 밀려 출마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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