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얼마만의 승리더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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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KIA 양현종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때 기분이 이랬을까. KIA가 지긋지긋한 16연패 사슬을 마침내 끊었다. KIA는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최하위 한화를 4-2로 꺾었다. 6월 17일 한화전에서 이긴 뒤 무려 22일 만에 맛본 승리의 기쁨이었다.

KIA는 에이스 윤석민의 손가락 골절과 중심타자 김상현의 발목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6월 18일 SK전 이후 16경기를 모두 졌다. 순위는 3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그동안 연패 탈출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이종범 등 고참 선수들이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기 비디오를 다시 보며 자신감을 되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연패는 속절없이 이어졌고, 8일 잠실 두산전 후에는 성난 KIA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기도 했다.

두 번만 더 지면 역대 프로야구 최다인 1985년 삼미의 18연패와 타이를 이루는 위기에서 투타 해결사가 마침내 제 몫을 해 줬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온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5이닝 동안 4안타와 2점을 내주고 삼진 7개를 뽑아내는 역투로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한화전 8연승에 시즌 11승째를 따내며 류현진(한화)·김광현(SK)과 함께 다시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려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나지완이 또 결정적인 한 방을 쏘아 올렸다. 나지완은 1-2로 뒤진 4회 한화 선발 유원상으로부터 천금 같은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려 냈다. 곧이어 이종범이 개인 한·일 통산 2000번째 안타인 2루타를 날렸고, 1사 3루에서 주장 김상훈이 우중간 적시타로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9회 말 홍성흔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5-4로 눌렀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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