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멈췄지만 붉은 축제 계속" AF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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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드컵의 꿈은 끝났지만 붉은 악마들의 축제는 계속된다."

AFP통신은 경기 직후 "한국의 패배로 월드컵의 꿈은 끝났지만 한국 응원단의 파티는 계속되고 있다"며 "폭죽과 함성이 한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고 타전했다. 이 통신은 서울 도심을 가득 채운 1백60만명의 인파는 패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격려했고 춤을 추며 축제를 즐겼다고 전했다.

○…미국의 스포츠케이블TV ESPN의 캐스터도 독일전이 종료되자 "한국의 신화는 끝났지만 붉은 악마들은 침묵하지 않았다"며 "지친 선수들을 격려하는 환호와 갈채가 경기장이 떠나갈 듯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이 4강까지 진출한 것은 7백여만명으로 추산되는 거리 응원단 덕분이라며 이는 새해 맞이를 위해 해마다 연말이면 타임스스퀘어에 모이는 3백만명의 군중과 비할 바가 안된다"고 평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한국의 월드컵 오디세이가 마침내 끝났다"며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7백여만명의 팬이 열광하는 분위기에서 4강까지 진출한 데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차범근의 아들인 차두리 선수의 열정적인 페이스가 위력적이었다"면서 "차두리의 기민한 몸놀림은 황선홍 선수의 노련한 플레이와 함께 독일 수비진을 압박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한국팀의 의지와 한국민의 열정이 독일의 냉정한 결의를 뛰어넘지 못했다"며 "발라크가 아시아팀으로서는 최초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꿈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한국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강팀과 잇따라 싸우며 체력적으로 손실을 많이 본 것이 패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결승전 진출의 꿈이 현실이 됐다"며 환호했다. 일간지 라인 차이퉁지는 "독일은 비상사태에 빠졌다"며 "발라크의 결승골이 한국을 꺾고 축구 국가 독일의 꿈인 네번째 월드컵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환호했다.

이 신문은 "독일팀이 수주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결승에 진출했다"면서 "'붉은 지옥' 같은 일방적 응원 아래서도 독일이 결승에 진출함으로써 기존의 모든 저항과 비난을 날려 버렸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 던진 충격은 컸다." 이 경기를 생중계한 일본 니혼TV 해설자는 마지막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같이 한국의 석패를 전했다. 교도(共同)통신도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의 경이로운 진격은 끝났으나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로부터 한국의 대선전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한국-독일전을 영국 전역에 중계한 민영 ITV 해설자들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의 4강 진출이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쓰레기 같은 소리"이며 한국은 훌륭한 팀이라고 평가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전반에 강한 수비와 함께 속공으로 역습해 독일을 괴롭히는 등 잘 싸웠으며 후반에도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오늘은 한국의 날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해설자들은 두 팀은 준결승다운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고 한국의 수준도 준결승전에 오를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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