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월드컵특별展 전시 문화재 대거 물갈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립중앙박물관(www.museum.go.kr)이 한일공동개최 월드컵을 맞아 애써 준비해 전시 중인 기획전은 두 가지. 일본의 주요 문화재를 소개하는 '일본미술명품전'과 우리의 풍속화를 모아 보여주는 '조선시대 풍속화전'이다. 중앙박물관이 월드컵 중반을 넘어서면서 두 전시회의 전시 명품들을 대거 교체했다.

일본의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한꺼번에 들어와 눈길을 끌어온 '일본미술명품전'(5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에서 새로 교체돼 선보인 문화재는 모두 58점. 일본으로부터 문화재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빛에 약한 그림과 나전 공예품 등은 한 달 이상 계속 전시하지 않는다"고 약속한데 따른 교체다. 그림이나 나전 공예품의 경우 긴 시간 빛에 노출되면 색이 바래거나 칠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에 한 달씩 교체 전시하는 것이다.

새로 선보이는 문화재의 절반 이상이 국보·보물(중요문화재)이다. '수레바퀴 무늬 상자'는 옻칠을 하고 그 위에 금가루를 뿌린 다음 수레바퀴를 그려넣은 국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부하 장군에게 주었다는 '은행잎 무늬 도후쿠(胴服·겉옷)'도 일본 귀족사회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국보. 일본사의 대표 고문서인 '일본서기(24권)'나 고대문학의 정수인 '만요슈(万葉集)' 같은 문서들도 모두 새로 교체된 국보들이다. 19세기 초 일본식 그림인 우키요에(浮世繪) 화가인 게이사이(溪齋)의 미인도와 같은 그림은 일본인들의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명품이다.

'조선시대 풍속화전'(3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도 최근 49점을 바꿨다. 역시 일본명품과 같이 보존관리상 필요해서 교체한 것이다. 특별히 마련된 기획전답게 새로 선보이는 작품들도 명품들이다.

이번에도 호암·간송 미술관 등 유명 민간미술관에서 명품들을 제공했다. 호암미술관에선 북악·인왕·안산 등 서울 일대 풍경을 그린 대형 '경기감영도' 외에 김홍도·김득신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간송미술관이 자랑하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가운데 '단오풍정' 등 4개 장면도 새로 나왔다. 부산의 동아대학교가 보내온 '미인도'는 국내 미인도의 대표작으로 눈길을 끈다. 춘화첩(春畵帖)도 일부 공개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