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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카네기재단 선정 ‘올해의 이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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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의 뉴욕 카네기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이민자’ 46명 가운데 한국계 2명이 포함된 사실이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인 강석희(56·사진 왼쪽) 씨와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인 사이먼 조(18·한국명 조성문·오른쪽) 씨. 한국계가 뽑힌 것은 지난해 김용(51) 다트머스대 총장 이래 두 번째다.

뉴욕 카네기재단은 스코틀랜드 이민자 출신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성공한 이민자들을 선정해왔다. 재단은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에 즈음해 뉴욕타임스(NYT)에 선정자들의 이름과 얼굴 사진을 넣은 ‘이민자: 미국의 자랑’이라는 전면 광고를 실어왔으며, 올해도 지난 2일 이를 게재했다.

강 시장은 이민 1세대 출신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도미해 전자제품 유통업체 매니저로 일했다. 1992년 LA폭동 때 한인업소들이 무차별 약탈 당한 것을 계기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2008년 시장 선거에 도전해 당시 현직 시장을 2000여 표 차로 제치고, 미국의 한인 1세대 첫 직선 시장이 됐다.

조 씨는 불법체류자 출신이다. 93년 아버지 제이 조(한국명 조정행)씨가 먼저 미국으로 건너갔고, 조씨는 3년 뒤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이 때문에 2001년에야 영주권을 받았고, 2004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에서 스케이트를 배웠던 조 씨는 미국 대표팀 장권옥 코치를 비롯한 주변의 도움으로 현지에서 다시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올해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해 남자계주 5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사례로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올해의 이민자’로 선정된 주요 인물은 체스 챔피언 가타 캄스키(러시아), 노벨 화학상 수상자 아흐메드 제와일(이집트), 가수 폴 앵카(캐나다) 등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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