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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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캔디 케인'(사진)은 별 생각 없이 저지른 장난이 '죽음의 부메랑'이 돼 날아온다는 내용의 호러 스릴러물이다. '스크림''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등 10대 배우들을 주연으로 한 여름용 호러물이 대개 그렇듯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에게 닥치는 재난은 급작스럽고 정체를 알 수 없으며 집요한 동시에 잔인하다.

여인숙과 자동차 안, 도로변 등 공간이 제한된 탓에 중반에 좀 늘어지는 감은 있지만 이러한 납량 공포영화의 공식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영화다.

루이스(폴 워커)는 교도소에서 갓 출감한 형 풀러(스티브 잔)를 태우고 여자친구 베나(릴리 소비에스키)를 데리러 콜로라도로 떠난다. 자동차 안에서 차량용 개인 라디오 수신기를 이용해 장난을 치던 이들은 '러스티 네일'이라는 남자에게 여자 목소리로 '캔디 케인'을 만나러 오라고 모텔의 위치를 일러준다. 놀림감이 됐다고 생각한 '러스티 네일'은 소년들의 경솔한 행동을 응징하기 시작한다.

'왜'가 아니라 '어떻게'를 즐긴다 치더라도 플롯의 허점은 눈에 띄는 법. 돌진하는 대형 트럭 속에서 발견된 시체가 진짜 살인마가 아니라는 결말에서 관객은 살인마가 어떤 방법으로 시체를 몰래 놓고 도망쳤는가에 대한 논리전개상 당연한 의문을 갖게 된다. 그 탓에 영화를 보고난 뒷맛이 썩 개운치는 않다. 음산한 '러스티 네일'의 목소리는 '양들의 침묵'의 연쇄 살인마 버펄로 빌로 나왔던 테드 레바인이 연기했다. 원제 Joy Ride. 18세 이상 관람가. 28일 개봉.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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