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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차 중임제로 개헌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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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견 헌법학자들과 시민단체가 만든 새로운 헌법 개정안이 소개됐다. 대화문화아카데미(옛 크리스찬아카데미·원장 강대인)가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주최한 ‘새로운 헌법, 무엇을 담았나’라는 행사에서다.

이날 발표된 개헌안은 500여 명의 학자와 정치인·시민운동가·언론인이 4년3개월 동안 연구해 마련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생태계 위기 등 ‘21세기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도 담겨 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새 헌법안의 전문에는 ‘한국 역사의 민주화 과정을 이룬 계기’로 ‘6월항쟁(1987년)’을 명시했다.

개헌안은 권력구조를 현재의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5년 1차 중임제’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임제를 도입하는 대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로 권력을 운용하도록 명시했다. ‘헌법에 대통령 권한으로 규정된 것 외에는 행정부의 권한으로 본다’는 규정을 넣어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행정부의 명칭은 ‘집행부’로 바꾸고, 입법부는 현재의 단원제 대신 상·하원 양원제로 가동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서울대 박은정(법학)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논평자로 참석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지금까지 대통령들의 마지막이 좋지 않았던 것은 한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라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 권력을 분산시키는 건 좋은 시도”라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양원제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미디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양원제를 도입해 신중한 입법 과정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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