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화음'이 온다…빈 소년 합창단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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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6월30일 오스트리아의 일간지 크로넨 차이퉁에는 빈 소년 합창단이 새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공상과학(SF) 영화 '스타 트렉'출연진의 복장에다 팝 그룹 비틀스가 활동 초기에 입었던 옷을 합쳐 놓은 듯한 패션이었다.

7월 6일자 런던 텔레그래프에 이어 7월 14일자 뉴욕 타임스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유니폼의 교체만큼 이 합창단의 변신을 잘 보여주는 게 없기 때문이다. 빈 소년 합창단은 최근 마돈나.메탈리카의 음악을 레퍼토리에 넣는 것은 물론 무대에서 춤까지 곁들이고 있다. 85년간 입어온 해군 세일러복을 벗어던진 것도 춤추기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음악팬들 사이에서 반대론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빈 소년 합창단도 홈페이지에 "유니폼 변경은 없다. 새 연주복은 영화음악 콘서트에 특별 출연하기 위해 한번 입어보았을 뿐이다"라는 군색한 해명을 실었다. 하지만 일회용으로 입을 옷이라면 디자인 공모로 83개 작품에서 골랐을 리가 만무하다. 어쨌든 유니폼 변경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빈 소년 합창단이 내년 1월 서울.부산.대구.대전.전주.수원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1498년 창단된 빈 소년합창단은 각 24명으로 구성된 4개의 합창단으로 구성돼 있다. 빈 국립오페라와 왕실예배당에서 활동하면서 교대로 순회공연에 나선다. 오랫동안 황실 근위대 복장을 해왔으나 합스부르크 왕가가 몰락한 직후 세일러복을 입기 시작했다. 예배시간에는 성가대 가운을 착용한다.

◆ 공연메모=슈베르트'할렐루야', 멘델스존.브람스의 가곡, 슈만'유랑의 무리',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폴카, 인도.아프리카.이스라엘 민요 등. 1월 11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12일 대구 학생문화센터, 14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15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17일 부산 시민회관, 18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472-448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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