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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지나서도 웃으려면 몸·발·머리로 뛰셔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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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업·소매업의 폐업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준비 없는 창업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창업 희망자들은 이론에서부터 실무까지 철저한 사전 준비와 교육을 거친 뒤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안혜리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현장에서 몸으로 체득하라

서울 남영동에서 ‘원할머니보쌈’을 창업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씨. 그는 창업에 앞서 4년 동안 같은 업종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현장경험을 몸으로 익혔다. [김상선 기자]

무엇보다 중요한 게 현장 경험이다. 아르바이트로라도 취직해 몸으로 부딪쳐 보는 것이 좋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위기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공 여부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창업 후 매장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경기도 안성시 금광동에서 참숯바비큐치킨전문점 훌랄라(www.hoolala.co.kr)를 운영하는 김성철(57)·최영애(47)씨 부부는 창업에 앞서 다른 훌랄라 가맹점에서 일을 했다. 김씨는 과거 요식업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사장님 소리를 듣다 남의 점포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또다시 실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바닥부터 배우기로 했다. 부부는 7개월간 직원으로 일하면서 닭 손질 방법부터 손님 응대 시 신경 써야 할 점 등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김씨는 “처음엔 치킨집 일이 뭐 별거 있겠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배워야 할 게 참 많더라”며 “경험 없이 바로 시작했다면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서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을 운영하는 이경란(49)씨는 창업 전 다른 원할머니보쌈 매장에서 4년간 일을 했다. 그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내 가게라는 생각으로 업무를 익혔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했고 4년째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너 자신을 알라”

김모(38)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쉽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 호프집을 차렸다. 그러나 내성적인 김씨에게 취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호프집 운영은 어렵기만 했다. 결국 김씨는 창업한 지 1년도 안 돼 초기 투자금만 날리고 점포 문을 닫았다.

제조업이든 음식점이든, 사업 규모가 크든 작든,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은 큰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는 철저히 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 준비의 첫출발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창업에 적합한 성격인지’ ‘왜 창업하려고 하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인의 적성이나 자질, 경험과 지식, 개인적 능력, 자금 여건 등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을 두루 살펴야 한다. 이러한 자기 검증을 거친 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설계해야 한다.

점포 운영도 경영 … 기본 소양 갖춰야

아무리 작은 점포라도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 규모가 작다고 해 섣불리 덤벼들어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경영 수업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육을 통해 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소양은 갖추고 시작해야 한다. 직원·물품관리 등 점포 관리 능력을 비롯해 세무·법률에 대한 지식도 습득하는 게 필요하다.

대구시 수성구에서 유기농화장품 전문점 닥터올가팜(www.orgapharm.co.kr)을 운영하는 이미근(46)씨는 뷰티 관련 창업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뒤 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아로마테라피 창업교육 과정’에 등록했다. 3개월 동안 아로마테라피 기본 교육에서부터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작성, 점포 운영 전략, 직원관리, 서비스 교육까지 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수료 후엔 ‘한국아로마테라피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자격증 과정을 신청해 자격증도 땄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자신이 생긴 이씨는 지난해 5월 유기농 인증마크가 부여된 제품만 판매하는 국내 최초의 유기농 인증 화장품 전문점을 열었고 최근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어디서 어떻게 무슨 교육을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전문기관에서 실시하는 창업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소상공인진흥원·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에서 다양한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라

점포를 물색할 때는 남의 말만 듣지 말고 자신이 직접 발품을 팔아 확인해야 한다. 최소 20개 이상의 점포는 비교 분석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에 등재된 권리 관계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올 초 회사를 퇴직한 정모(53)씨는 육류 유통회사에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고깃집을 하기로 하고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점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경험 있는 사람이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경매에 넘어갈 건물에 세 드는 바람에 권리금을 떼이고 점포는 열지도 못했다. 점포 입지 환경만 살핀 친구 말만 듣고 권리 관계 등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게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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