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자금사정 전혀 문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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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안 팔 것을 파는 것처럼 시늉만 내는 그런 식은 절대 아닙니다. 금호타이어도 반드시 매각될 것이고 아시아나 케이터링(기내식)서비스가 9월께 팔리면 그룹 구조조정은 끝납니다. 지금도 그룹의 자금사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스타 얼라이언스' 심사팀이 재무상태까지 다 점검한 뒤 회원 가입을 허용했습니다."

금호그룹 박삼구(57·사진)부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국제항공동맹인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면서 "현재 7백80만명인 마일리지 회원이 연말까지는 1천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스타 얼라이언스 대표자 회의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에 참석한 뒤 지난 3일 귀국편에 오른 朴부회장과 기내(OZ 364편)에서 인터뷰했다. (인터뷰 도중 朴부회장은 여성 승무원들에게 화장품을 사서 나눠주면서 "승객이 감동해야 아시아나가 더 잘 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 의의는.

"'스타'는 전 세계 최대 항공동맹체다. 17개 항공사, 2천5백여대의 항공기가 세계 구석구석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내년 초부터 아시아나 마일리지 회원들은 싱가포르항공·유나이티드항공·루프트한자항공 등을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다. 회원 항공사를 이용하면 보다 값싼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스타'동맹체에 중국 항공사가 없어 아시아나는 중국 시장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스타' 가입과 유가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올해는 3천8백억원 가량의 순이익이 날 것으로 본다. 현재 BB+인 신용등급이 BBB로 상향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특혜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 1997년 매출액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비중이 75대25였는데 현 정부 들어 4년이 지난 2001년을 보면 72대28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 사이 대한항공은 몇차례 사고를 냈다. 이래도 아시아나가 혜택을 받았나. 대만의 경우 제2민항이 91년에 설립됐는데 지난해 1,2위의 매출액 비중은 50대50이었다. 최근 런던노선 취항도 흑자노선이기 때문에 복수 취항이 허용된 것이지, 특혜는 아니다."

-아시아나가 내건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의 의미는.

"각자 자기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93년에 일어난 목포 사고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줬다. 당시에도 사고 원인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우리 안에서 찾자고 했다. 직원들에게 절대 타협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는 말을 전 직원이 공유하게 됐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사고를 부른다."

-금호그룹 구조조정은 어떻게 돼 가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투자펀드와 매각협상이 진행 중이다. 투자펀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매각할 것이고 그때 금호가 다시 살 수도 있다. 매각협상을 하면서 재매입(바이 백)조항을 넣을 수도 있다. 올 9월까지는 그룹 구조조정이 끝날 것으로 본다."

-그룹 회장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내가 말할 성격이 아니다. 큰 형님(박성용 명예회장)은 예술을 좋아하고, 작은 형님(박정구 회장)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내가 회장이 되더라도 지금처럼 형제간에 우애롭게 의논하며 경영을 해나갈 것이다."

-건강은 어떻게 지키나.

"전에는 하루에 4㎞ 정도 수영을 하기도 했다. 부회장이 되고 난 뒤 시간이 부족해 주말골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폭탄주 네잔 정도는 괜찮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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