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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이야기에 화석·지각운동 지식이 숨어있네~

중앙일보

입력


“우와, 티라노사우루스다!” “이것 봐. 이빨이 정말 무섭게 생겼어.” 지난달 30일 대전 지질자원연구소 내 지질박물관.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홍석민·정승호(7)군이 대형 공룡 뼈 화석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국내 1호 공룡박사인 이융남 책임연구원이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너희들이 꼬마 공룡박사들이구나. 오늘은 나와 재미있는 공룡이야기를 나눠볼까?”

과학적 호기심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

“박사님! 티라노사우루스는 무서운 공룡이 맞죠?” 공룡에 관한 책을 수십 권도 넘게 읽고 인터넷으로 공룡사진은 모두 찾아봤다는 홍군은 티라노사우루스를 제일 궁금해 했다. 이 박사는 “이빨이 발달하고 눈이 앞으로 쏠려있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티라노사우루스는 사자처럼 날렵한 사냥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나자 이 박사는 지금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는 예전에 모두 공룡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는 “중생대가 끝날 때 날지 못하는 공룡은 멸종하고, 날 수 있는 공룡은 신생대에 새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공룡이 새로 진화한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중국 요녕성에서는 털이 난 공룡화석이 나왔고 북미 등지에는 꼬리가 뭉툭한 공룡의 자취가 남아있다. 이 박사는 “공룡이야기 속엔 지질시대의 역사는 물론 각종 화석과 지각운동에 관한 지식이 숨어있다”며 “공룡에 대한 관심을 과학적 호기심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룡탐사 갈때 카메라와 삽을 꼭 챙겨가야

“박사님! 어디에 가면 공룡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유치원에서 공룡에 대해 배우고 있는 정군은 방학 동안 공룡탐사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다. 이 박사는 ‘경남 고성’ ‘전남해남’ ‘경기 화성’ 등을 추천했다. 고성은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곳이다. 해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많은 종류의 공룡을 전시해 놓은 공룡박물관이 있다. 화성에 가면 지층에 공룡 알이 박혀 있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공룡탐사를 갈 때는 카메라와 삽, 공룡 그림이 그려진 책, 노트 등을 꼭 챙겨가야 한다. 책에 그려진 공룡은 대부분 피부로 둘러싸인 온전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은 앙상한 뼈 형태로만 돼있는 경우가 많다. 그림책 여백에 공룡의 골격구조를 직접 그려 넣어 보면 공룡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시된 공룡 화석 중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을 구분해 보는 게임을 가족이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육식공룡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두발로 서서 다니는 반면, 초식공룡은 발톱이 뭉툭하고 네 발로 기어 다닌다. 이 박사는 “이런 차이점을 발견하는 것이 공룡탐사의 기본”이라며 “신체적인 특징이 어떻게 다른지 노트에 잘 정리해보라”고 조언했다.

공룡 발자국은 대충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발가락의 개수를 세 보거나 자를 이용해 발가락의 길이와 발바닥의 폭, 발자국의 간격을 측정해보면 공룡의 종류와 속도 등을 추측할 수 있다.

공룡탐사는 직접 체험해야 제 맛이다. 최근 여러 공룡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고성 공룡박물관은 야외 유적지에서 학생들이 직접 공룡화석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박사는 “탐사를 떠나기 전 박물관이나 유적지 정보를 확인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미리 예약하고 가면 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이융남 박사(왼쪽)가 홍석민(가운데)·정승호군과 화석을 보며 공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na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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