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젖서 거미줄 만든다 거미 유전자 염소에 이식 강철보다 강하고 부드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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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염소 젖에서 강철보다 질기면서 거미줄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섬유가 생산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 캐나다 생명공학회사인 넥시아 바이오 테크놀로지사 소속 연구자들이 거미줄 유전자를 배아에 이식받아 탄생한 염소의 젖에서 '거미줄 단백질'을 추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백질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압축, 고강도 인공 거미줄로 만들기 위해 넥시아는 육군센터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새로 '탄생'할 섬유에 이미 '바이오 스틸'이란 이름도 붙여놨다.

바이오스틸 섬유는 벌써 '황금알을 낳는 섬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거미줄 단백질을 최고급으로 가공하면 강철보다 다섯배나 강한 섬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이 정도면 기존 방탄복용 섬유 케블라보다 3배 강한 수준이다.

그리고 부드럽고 가볍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유연성이 떨어지는 기존 방탄복을 대체하고 나아가 외과수술용 실·인공 인대·디자이너 의상 등 온갖 다양한 용도에 사용할 수 있다.

거미줄은 평방인치당 60만파운드(27만㎏)의 무게를 견딜 만큼 강해 과학자들은 거미 집단사육을 시도해왔지만 같이 사육되는 거미들이 서로 잡아먹기 때문에 실패했었다.

이에 따라 넥시아사는 거미와 염소의 분비샘이 서로 비슷하다는 데 착안,1998년 연구를 시작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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