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올바른 영어 학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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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가졌을 때 그저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자녀사랑은 ‘학습’이라는 것이 시작되고, 또래문화에 속하게 되면서 잠재능력 키우기, 글로벌리더와 영재 만들기로 무한 확장된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몇 년 전부터 각종 매체를 통해 ‘알파맘’에 대한 이야기와 그 자녀의 성공스토리가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알파맘’이란 ‘자녀의 재능을 발굴해서 탄탄한 정보력으로 체계적인 학습을 시키는 유형의 엄마’를 말한다. 반면 ‘베타맘’이라는 상대적 개념이 등장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세계화 중심인 최근의 영어교육은 과거 10년 전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학부모는 자녀의 효과적인 교육 결과를 얻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한다.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녀의 영어학습지도에 부모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뢰가 필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뢰는 추상적이거나 당연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자녀를 신뢰하고 그 믿음을 표현하는 학부모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부모의 기대감이 지나치게 크거나, 아이의 학습성향과 부모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의 학습을 단순한 경제논리와 시장논리로 계산한다면 아이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

적당한 거리는 유지하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당히’라는 것은 생각만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의 공부가 아닌 엄마의 공부가 된다면 아이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주체성을 잃은 아이는 항상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학습했기 때문에 스스로 학습하기가 어려워진다. ‘비싼 학원에 보내놨으니, 유명 강사에게 붙여놨으니, 좋은 프로그램에 넣어놨으니, 난 할 만큼 했다.’라는 태도는 부모의 역할이 아니다. 부모라면 곁에서 지켜보며 순탄한 진행에 칭찬하고,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주며, 좌절의 순간에는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습의 틀이 잡혀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부모의 관심과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부여

목표설정 과정에 도움을 주고,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부여를 해야 한다. 시험으로 줄 세우는 방식이 많다 보니 과정보다는 결과가 눈에 띄기 쉽다. 또한, 결과가 좋은 경우 과정은 미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로 평가하기 전에 과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학습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몇 년 전 가르쳤던 한 학생의 경우를 이야기해 보자. 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 학생의 아버지는 종이를 주며 ‘인생을 살며 하고 싶은 것 100가지를 적어보라.’라고 했다. 몇 해가 지난 중학교 2학년 때 그 종이를 건네주시며 ‘네가 얼마만큼 왔는지 보라’고 했다. 그 종이에 적힌 것 중에는 이룬 것도 있고, 준비 중인 것도 있으며, 잊혀진 것도 많았다. 그리고 그 종이에 적힌 나머지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학습의 중요한 길 찾기가 된 것이다.

영어는 언어다.

어린 아기가 ‘엄마’라는 말을 할 때, ‘엄마’라는 말을 천 번 이상 들어야 말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넓은 이해력’과 ‘깊은 이해력’의 중요성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영어단어를 많이 알고 어려운 전문서적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만은 아니다. 또한, 고급 어휘와 문장구조로 영작하거나 원어민과 같은 발음으로 말하는 것에 집착할 것도 아니다. 사고력을 증진하여 창의적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영어를 잘하는 아이’다.

<서은영 아발론교육 강동캠퍼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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