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훈씨·골프장측 말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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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홍걸씨 골프회동 기사의 오보 여부를 가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홍걸씨 자신이 그를 봤다고 증언한 팔로스 버디스 골프장의 매니저를 직접 만나는 것이다. "정말 당신이 나를 봤느냐"고 확인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나는 일이다.

그러나 홍걸씨에게는 연락이 닿지않아 이 방법은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본지 취재팀은 다른 방법으로 2주간 사실 확인작업을 벌였으나 여전히 많은 의혹을 해소할 수 없었다. 다음의 사항은 본지가 추가 취재를 통해 규명코자 하는 것들이다.

◇석연찮은 알리바이=홍걸씨의 친척인 김병창씨는 25일 낮 자신의 집에서 홍걸씨와 점심식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낮 본지 LA지사 김성태 기자는 김병창씨의 비디오가게에서 그와 대화를 나눈 뒤 오후 1시쯤 먼저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김병창씨의 집 앞에서 오후 3시까지 혹시 홍걸씨가 나타나지 않을까 지키고 있었다. 정황상 홍걸씨와 점심을 할 수 없는 데도 병창씨는 아직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엇갈리는 증언="넷 중 한 명이 거주자였고, 그의 운전면허증 주소를 확인했다"는 클럽 매니저 제프리의 말과 달리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는 김명훈씨 일행 4명은 모두 비(非)거주자다. 김씨는 "요금을 깎으려고 '한 명은 거주자'라고 했더니 골프장측에서 신분 확인없이 요금을 할인해줬다"고 주장했다.

또 제프리는 "첫 카드가 결제가 안돼 한국에 전화까지 했고, 두 번째 카드로 결제를 했다"고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자신의 비자카드로 단 한번에 결제했다고 주장한다.

◇김씨 일행 언행 의문=취재팀은 김씨가 함께 골프를 쳤다고 밝힌 S·J·K씨를 각각 따로 만났다. 이들은 티오프 시간·상대방의 옷차림·경기 스코어 등에 대해 서로 다르게 얘기했다. 특히 J씨에게 S씨의 사진을 보여줬으나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일관된 제보=홍걸씨·최전총경 골프회동을 결정적으로 확인해준 무기상 L씨는 보충 취재과정에서도 자신의 말이 틀림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LA=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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