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일 낀 여행상품 판매 경쟁 "투표율 하락 조장"눈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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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충북 청주의 P여행사는 지난 13일자 지방 일간지에 다음달 9일부터 1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오사카~교토~나라~고베를 돌아보는 일본 역사문화탐사단 광고를 내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전 H여행사도 다음달 13일부터 3박4일간 일본 벳푸 지방을 돌아보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최근 내놓았다. 참가비는 84만9천원으로 평소 성수기 가격보다 10만원 정도 비싸다.

H여행사 관계자는 "지방선거 투표일인 다음달 13일이 임시 공휴일이기 때문에 금요일인 14일만 쉬면 일요일까지 4일 연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2 월드컵과 농번기가 겹쳐 6·13 지방선거의 참여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여행사들이 투표일을 포함시킨 해외여행 상품을 개발,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어 투표율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드컵을 공휴일과 교묘하게 연계하는 상품도 등장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의 한 여행사는 '다음달 14일 한국-포르투갈 예선전을 태국 현지의 호텔 연회장에서 대형 멀티비전으로 보면서 응원할 수 있다'면서 12일과 13일 출발하는 태국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서울 S여행사 직원 李모(32)씨는 "다음달 12일 밤이나 13일 아침에 출발하는 여행상품에 대한 문의가 하루에 20~30건씩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일에 여행을 떠나더라도 부재자 투표를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재자 투표를 하려면 오는 25~26일 거주지 행정기관에 신고한 뒤 다음달 6~8일(오전 10시~오후 4시) 지정된 장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정기환·최준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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