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딸에게 NIE를 가르쳤더니 어려운 과제물도 '신문찾기'로 척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2년 전 교사인 남편이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딸 소원이에게 NIE를 가르쳐 보라고 권했다. 방법을 몰랐던 나는 수소문한 끝에 인근 백화점 문화센터에 NIE 강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수강 신청을 했다.3개월 과정의 강좌에서 기초적인 지식을 익혔다.

문제는 아직 신문이 생소한 딸아이를 신문과 친해지게 하는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소원이가 흥미를 보이는 기사를 오려 붙이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다음엔 오려 붙인 기사를 소재로 대화를 했다.

그러던 중 소원이가 신문에 적극 관심을 보이게 만든 사건이 생겼다. 즐겨 마셨던 음료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됐다는 기사를 읽은 것이다. 소원이는 화가 나서 음료업체에 항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 자신이 사장이라면 어떤 음료를 만들 것인지 그림을 그려 보여줬다.

그 후 특정한 주제를 정해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NIE 활동을 했다. 여름방학 동안 날씨를 주제로 활동했을 때였다.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아 날씨에 관한 기사가 자주 실렸다. 소원이는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비가 오는 이유, 장마·번개·천둥·태풍 등 날씨 현상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스스로 배웠다. 홍수·태풍 피해 기사를 읽고는 피해를 본 사람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도 했다.

겨울방학을 맞을 무렵 소원이 스스로 활동 주제를 정하게 했는데 '역사'를 택했다. 신문에서 역사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기사에 나온 사건이나 인물 정보를 인터넷과 관련 책자에서 찾게 했다. 또 매일 스크랩한 기사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했더니 책 읽기를 즐겨하고, 역사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NIE를 배운 이후 소원이는 이제 하루도 빼지 않고 신문을 보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어려운 과제도 신문과 인터넷·서적 등을 통해 정보를 찾고 판단해 제 힘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생겼다.

NIE 교육은 정보 활용 능력은 물론 사고력·창의력을 키워주며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정에서 자녀에게 NIE를 가르친다면 가족끼리 대화가 느는 선물을 덤으로 얻을 것이다.

(본지 NIE 연구위원·학부모)

ADVERTISEMENT
ADVERTISEMENT